커버스토리-2 / 미래 PC시장 키워드

PC is touch or Luxury

'전지현보다 여자 친구가 좋은 이유는? 만질 수 있어서이다!'
최근 휴대폰 시장은 '터치폰'이 대세다. 번호가 표기된 버튼(입력장치)을 누르지 않고도 휴대폰을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적지잖은 소비자들이 터치폰을 찾는다.
컴퓨팅 업계 역시 이같은 '터치 기술'이 향후 시장을 선도할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컴퓨팅 업체인 HP가 올해 내놓은 주요 신제품에 '터치 스크린' 기술을 탑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키워드를 하나 더 추가한다면 세련된 디자인과 고성능 제품을 가리키는 '럭셔리(고급화)' 를 들 수 있다.

터치···어린이와 노인 쉽게 PC 활용

'터치(Touch)'기술은 우선 편리성을 제공한다. '키보드'나 '마우스'로 대변되는 입력장치를 이용하노라면 아무래도 손가락 사용빈도가 높다. 키보드의 경우 문서를 입력한다고 하면 열 손가락 중 최소한 9손가락은 사용하게 된다. 키보드를 대체해 나타난 마우스도 한 손만 사용하지만(주로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만 이용) 그래도 '터치' 만큼 편리하진 않다.
이에 반해 '터치 기술'은 손가락으로 모니터를 누르기만 하면 돼 특별한 입력기술 없이도 손쉽게 컴퓨터를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연유로 HP측은 "어린이나 노인들까지 쉽게 PC를 사용할 수 있으려면 터치 기술이 제격"이라며 차세대 PC의 핵심 부품은 '터치 스크린'이라는 입장을 이번 행사를 통해 공공연히 밝혔다.
아태지역과 일본지역을 담당하는 츄아 휘 쿤(Chua Hwee Koon) 이사는 "소비자들에게 PC는 은행 자동인출기(ATM) 처럼 손쉽게 다룰 수 있는 것으로 인식시키겠다"면서 "HP 엔지니어들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고객들에게 제공하지 못한 흥미롭고 매력적이며 심플한 터치 경험을 창조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HP의 대표적인 '터치 제품'으로는 '터치스마트 IQ 500' 시리즈를 들 수 있는데, 이들 PC에는 다양한 터치스마트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사진과 영화, 음악 등을 손가락으로 제어할 수 있다. 즉 음악을 듣고자 할 때 모니터상의 음악 재생목록에서 원하는 음악 포스터를 손 끝으로 누르면 음악이 재생되고 때로는 손가락으로 빨리감기나 되감기 등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디지털 사진과 앨범을 관리하는 기능도 있는데 사진의 이미지를 키우거나 여러 사진을 포토앨범에서 손가락으로 끄집어내 한 화면 모두 보이게 할 수도 있다.
특히 터치스마트 포토 애플리케이션으로는 사진 자르기, 편집 및 공유가 가능하고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HP의 스냅피시(Snapfish) 온라인 서비스로 직접 업로드 할 수 있다.
동영상 파일의 경우 녹화 및 업로드할 때 손가락으로 드래깅(dragging)만 하면 된다.
이밖에 터치스마트 브라우저로는 전용 서버에서 웹 검색을, 터치스마트 RSS로는 최신 뉴스 검색, 터치스마트 캘린더로는 일정 관리, 터치스마트 노트를 사용해서는 문자나 음성을 빠르게 기록할 수 있다.
NPD 그룹, 산업 분석 부문의 스테픈 베이커(Stephen Baker) 부사장은 "터치 컴퓨터의 출현으로 소비자들은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각자의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터치 기술은 이처럼 사람들이 각자의 사진, 비디오, 음악 및 게임을 독특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게 해줘 차후에는 마우스나 키보드를 완전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럭셔리···회사 이미지와 수익성 UP

'터치'와 함께 새롭게 컴퓨팅 업계를 주도해나갈 키워드로는 '럭셔리(Luxury고급화)'가 손꼽힌다.
HP의 사지브 차힐 글로벌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꾸준하게 성장하는 시장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럭셔리 시장"이라고 전제한 후 "HP가 인수한 부두(voodoo)는 게임계의 '페라리'와 같은 브랜드로 앞으로 이를 통해 프리미엄 PC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 브랜들리 PSG 수석 부사장도 "세계 경기가 침체되고 PC산업이 어려워져도 고급 제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며 "력셔리 제품은 회사 이미지를 높일 뿐 아니라 수익성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HP는 이번 신제품에서 세련된 스타일의 노트북을 많이 선보였다.
그 중 HP 파빌리온 컨슈머 노트북이 대표적인데 매끄러운 메쉬(Mesh) 상감 기법과 독특한 형태의 금속 표면, 컬러 매치 키보드와 터치 패드를 적용한 것이 눈에 띈다.
이 제품군은 또 손가락 터치만으로 나타나는 매혹적인 크롬(Magical chrome), 미디어 런웨이(Media Runway) 제어판과 프레임이 없는 인피니티 글래스(Infinity Glass) 스크린을 탑재했다. 특히 피아노 블랙 컬러의 세련된 마감과 우아한 에스프레소 빛깔의 사이드 패널 하이라이트를 적용한 터치스마트 PC의 경우 우아한 멋이 일품이다.
엘리트북(EliteBook) PC도 HP의 '럭셔리' 컨셉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상품. 이번 행사에서 출시된 11종의 비즈니스 노트북 중 하나인 엘리트북은 비행기 설계에서 영감을 받아 최신 모바일 기술을 탑재하고도 양극 산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합금 섀시로 제작돼 항공기 재질과 동일하게 내구성이 뛰어나다.
이밖에 10억 개의 컬러로 구현된 드림컬러도 프리미엄 PC 시장을 겨냥한 HP의 작품이다. 드림웍스와 오랜 제휴를 맺고 있는 HP는 예술가, 애니메이션 전문가, 디자이너, 방송 관련 전문가들이 HP 드림컬러 LP2480zx 모니터를 통해 원하는 컬러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후면 발광 평면 LED 모니터로는 마이크로소프트 또는 매킨토시 플랫폼과 호환가능하며 10억개 이상의 컬러를 구현하고 있다.
이밖에 부두 오멘(Omen) PC와 부두 엔비(Envy) 133 노트북 시제품 역시 프리미엄 제품에 맞게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고성능을 보여준다. 오멘의 경우 사양에 따라 최소 7000달러, 엔비 133은 약 2099달러의 가격표를 달고 올 여름 미국 시장에 출시할 것이라는 게 HP측 설명이다.
부두 오멘은 또 고품격 PC를 선언한 만큼 일반적인 데스크톱 PC와는 케이스 디자인과 내부구조에서 전혀 다르게 설계됐다.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어진 케이스를 사용해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살리면서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배출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래프>HP 터치 기술, 어디까지 발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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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2004년 2006년 2007년 2008년

 1983년: HP 150 터치 PC-최초의 터치 스크린 컴퓨터로 9인치 모노크롬 중심으로 본체가 일체화.
 2004년: 퀵플레이(QuickPlay)-버튼 터치만으로 텔레비전 쇼와 DVD 영화 감상은 물론 게임, 가라오케 파티 접근 가능.
 2006년: 커패시티브 터치 기술(Capacitive Touch Technology)-단순하고 직관적인 터치 방식으로 미디어나 이미지, 퀵플레이를 원하는 대로 실행.
 2007년: HP 이지 백업(Easy Backup) -간편하고 직관적인 원터치 솔루션으로 모든 사용자의 디지털 미디어 백업 가능.
  HP 터치스마트 PC-업계 최초의 올인원 PC로 일정관리, 디지털 사진 관리 가능.
 2008년: HP 터치스마트 IQ 500 -원 터치의 직관적 동작을 이용해 정보와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소셜 네트워킹 구현.
  파빌리온 tx2000-고해상 와이드스크린 디스플레이의 내장형 디지타이저(digitizer)와 저향력을 지닌 새로운 터치스크린 기술 구현. 쉽고 빠른 핸드 라이팅과 터치와 필기, 터치와 펜 기반 활동 간의 순조로운 전환 가능.

김진욱 기자 action@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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