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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아웃! We Know Solutions]③‘GM아웃’ 앞서 해야 할 반성… '산은'은 뭐 했나'철수 징후'이미 3년 전부터… 실사 제대로 이뤄질지도 의문
   
▲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사진=뉴시스

[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KDB산업은행(산은)의 직무유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선언으로 지역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주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산은은 GM의 한국시장 철수 징후를 사전에 파악했음에도 자사의 손실 최소화에만 신경 쓰고 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산은은 한국GM의 경영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재무실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그동안 한국GM이 영업비밀을 이유로 들며 자료제출을 거부해왔던 만큼 실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한국GM에 대한 재무실사를 준비 중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2월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한국GM의 지난 수년간의 경영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기업실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GM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지난 2014년부터 적자를 기록했고 4년 만에 누적적자가 3조원이 넘으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GM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선언하고 산은에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한국GM이 본사에서 빌린 차입금 27억달러를 주식으로 출자전환하는데, 산은도 지분만큼 참여해달라는 것이다.

산은은 한국GM에 대한 자금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재무실사를 내걸었다. 산은이 요구한 실사 리스트는 ▲한국GM의 높은 매출원가율(93.2%) 산정내역 ▲GM 차입금에 대한 연 5% 안팎의 고금리 부과 ▲한국GM이 본사에 송금한 불합리한 업무지원비 ▲GM이 제시한 신규투자 등 경영개선계획의 타당성 등이다.

GM 철수징후 3년 전부터… 산은 그동안 뭐했나

산은은 이번 실사로 한국GM의 경영실태를 면밀히 파악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국GM의 경영부실과 GM의 한국시장 철수 문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대두돼왔던 문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GM 본사는 미국 정부에 기업회생 신청을 했고 자금을 지원받았다. GM은 2013년 구제금융에서 탈출했지만 이후 호주 등 해외지사와 공장들을 차례로 정리하고 있다.

산은은 GM(76.96%)에 이어 한국GM의 지분 17.02%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상법에 따라 발행주식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기업의 회계장부를 열람해 재무상태를 점검할 수 있지만 산은은 GM이 자료제출에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권리행사를 하지 않았다.

또 산은이 추천한 한국GM 이사 3명은 지난 2월 9일 한국GM 부평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도 군산공장 폐쇄와 희망퇴직 안건에 대해 반대표가 아닌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산은은 지난 2012년에는 산은이 보유한 한국GM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겠다는 GM 측의 건의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까지 밝히기도 했다. 해당 논의는 당시 송영길 인천시장과 홍영표 의원, 한국GM 노조 등의 반발로 무산됐지만 산은은 애초부터 GM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견제할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산은 대외비 보고서, 지역경제 침체 빠져 있어

산은은 지난 2002년 10월 GM에 대우자동차를 매각할 당시 한국GM이 총자산의 20%를 넘는 자산을 처분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는 특별결의 거부권(비토권)을 얻어냈다. 이 비토권은 지난해 10월 만료됐지만 산은은 이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지분매각 등 자사의 손실 최소화에만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산은은 대외비로 작성한 ‘한국GM 사후관리 현황’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GM의 경영여건 지속 악화와 글로벌 GM의 해외철수 분위기, 대표이사 중도 사임 발표 등을 근거로 한국GM의 철수 가능성을 사전에 확인했다.

산은은 이 보고서에서 한국GM의 철수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실제로 철수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GM지분 매각 제한이 해제되는 지난해 10월 이후 산은이 보유한 보유지분 매각 검토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산은은 보고서에서 “GM 지분 매각제한이 해제되는 2017년 10월 이후에는 본행도 출구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제반 매각여건 등을 감안해 매각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적시했지만 한국GM 철수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와 대량실직 사태 등 후폭풍을 염려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비판 피하기 어려워… 실사 제대로 될지도 의문

한국GM은 산은의 실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번 실사가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한국GM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부해왔기 때문이다. 산은은 GM과 맺은 한국GM의 자료제출을 강제할 권한이 없다.

지난해 3월에도 삼일회계법인은 산은과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2개월간 주주 감사권을 행사해 매출원가 등 회계자료 166건을 요청했지만 한국지엠은 6건만 건네줬다. 이사회 회의록조차도 보내지 않았다.

송영남 전북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군산공장 폐쇄 안건은 미리 이사들에게 공지가 됐을 것이기 때문에 산은에 보고가 들어갔을 것이고 산은 측 이사들 역시 강하게 반발했어야 한다”며 “산은은 국책은행이고 국가산업을 관장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결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또 “부평공장 담보설정 건에서도 보이듯 GM의 진정성이 전혀 드러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실사가 제대로 이뤄질지도 의문”이라며 “회계법인과 함께 민간 전문가들이 투입돼 독립적으로 실사내용을 파악하는 방법도 고민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  dwk@econovill.com  |  승인 2018.03.05  15: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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