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머’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BJ, 크리에이터, 유튜버와 본질이 다르지 않다. 게임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방송하는 이들을 스트리머라 부른다. 트위치에선 인기작은 물론 세상 거의 모든 게임을 소재로 한 개인 게임방송을 만나볼 수 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인기 스트리머의 방송까지도. 게임이 곧 언어이니 장벽이 없다. 국내에도 빅스트리머들이 있다. 팬층이 두터운 이들 말이다. ‘먹히는 콘텐츠’로 플랫폼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트위치에서 활동하는 국내 빅스트리머 넷에게 물었다. 자기만의 콘텐츠 제작 노하우에 대해.

 

 

서새봄 트위치에서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도 하고, 유행하는 게임도 해보고, 옛날 게임도 해요. 콘텐츠를 준비할 때 시청자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꼭 신작이나 유행하는 게임이 아니더라도, ‘만약 내가 시청자라면 이런 날씨에, 이런 시각에, 이런 분위기에 어떤 게임을 좋아할까?’라고 많이 생각하고 준비합니다. 방송을 종료한 후에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 요즘은 어떤 게임이 인기가 많은지, 게이머들이 어떤 게임을 바라는지 동향을 항상 살피고 그에 맞는 의상도 준비하고 있어요.

▲ 출처=트위치

기분에 따라 게임을 결정하기보다는 철저하게 방송 계획을 짜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12월까지는 이때쯤 이런 게임을 해야겠다는 걸 미리 정해둘 정도로 스케줄을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주로 펜으로 노트에 항상 아이디어를 적어요. 침대 옆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적어둬요. 앞으로 어떤 콘셉트를 잡고 게임을 할지,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등을 대충 그림을 그려 보는 거죠. 특별한 날은 그날의 테마에 맞춰 미리 코스프레 옷이나 장식을 준비하고요. 단순한 게임방송을 넘어 스스로가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음악 방송을 하는 분들은 음악을 사랑해야 하고, 요리 방송을 하는 분들은 요리를 사랑해야 하듯 게임방송을 하고 싶은 분들은 게임을 사랑해야 하는 것이 가장 기본인 것 같아요. 그 다음으로는 자신의 성격을 토대로 하나의 캐릭터를 창조하고 어떤 게임을 방송할지, 주 연령대가 어떻게 될지, 방송 시간대와 방송 스케줄을 편성해서 차례대로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것이죠. 처음부터 엄청난 투자를 하고, 직업으로 삼기보다는 취미로 시작해서 어느 정도 감도 잡아보고, 시청자 분들의 반응도 살펴보고 해서 자신만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방송으로 꾸준히 하면 좋은 결과가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흐앙 저는 종합 게임방송 스트리머입니다. 유명 게임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인디 게임까지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게임 클리어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매번 콘셉트나 독특한 목표를 잡아 재미를 찾으려 합니다. 스트리머 서새봄님과 함께하는 콘텐츠도 있습니다. 비주류게임을 소개하려고 기획한 콘텐츠입니다. 비주류게임 합동방송은 아무래도 적은 편인데 그중에서도 여성 스트리머들끼리 합동방송은 더욱 찾아보기 힘듭니다. 유행하는 게임은 저 외에도 많은 분들이 방송 중이니 흐름을 따라가기보단 저만의 길을 가려고 합니다.

▲ 출처=트위치

콘텐츠 구상에 있어 과감함도 필요하지만 현실적인 부분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제가 좋은 의도로 흙 속의 진주 같은 게임들을 가져온들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방송이 실패한 겁니다. 그렇기에 횟수나 방송일, 게임의 퀄리티, 콘셉트 등 디테일을 깊이 고민합니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최신 트렌드와 자신의 현재 상황에 민감해야 합니다. 어떤 게임이 유행하는지, 이제 곧 무슨 게임이 출시될 예정인지, 스스로 요즘 어떤 게임을 했는지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다른 스트리머와도 차별화돼야 하지만 이전의 내가 했던 콘텐츠와도 다른 것이어야 시청자들이 질리지 않고 흥미를 느낍니다. 또한 실패할 때도 있고 생각한 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실망하지 않고 꿋꿋이 마무리해야 시청자들도 다음 콘텐츠에 대해 다시 기대감을 가지게 됩니다. 제 지난 방송을 다시 보면서 원인을 확인하는 작업도 빼먹지 않습니다.

 

우왁굳 종합 게임 실황을 베이스로 하는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자유도가 높은 게임을 이용한 역할극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주로 심리전이나 경쟁 심리를 이용한 콘텐츠를 만듭니다. 콘텐츠는 스트리밍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라는 단어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보입니다. 우선은 대중이 좋아할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짜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 대규모 심리전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편이니 사람들이 참여했을 때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지, 시청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장시간 몰입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 등을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합니다.

▲ 출처=트위치

재미있는 콘텐츠가 생각나면 밤을 새며 시청자들과 기획을 하며 준비하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비록 준비 과정에는 시청자 수도 없고 같이 고생하지만 많은 분들과 희로애락을 공유할 수 있다는 부분이 매력적입니다. 또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는 상업적인 부분을 완전히 배제하고 그 자체에만 집중합니다. 인기 스트리머에게서 공통으로 느끼는 것은 ‘자기 자신 혹은 자신의 방송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이 있지 않았겠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전부 다를지라도 본인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있었던 사람들이 발전이 있는 게임 스트리머로 인정받고 있지 않겠느냐 하는 추측이죠. 개인적 경험이지만 주변을 너무 의식하는 사람보다 자기 자신을 절제하는 사람이 좋은 결과를 더 빨리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풍월량 전 실시간으로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플레이하며 유저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노하우라고 할 것까진 없지만 시청자들이 언제 봐도 재미있거나 즐거운 기분이 들 수 있도록 노력해요. 게임을 최대한 즐기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는 편이에요. 팬들이 방송을 보러 왔는데 축 처진 모습으로 있으면 별로니까요.

▲ 출처=트위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주로 새로 나온 신작 게임들이나 재미있을 것 같은 게임을 많이 찾아다니는 편입니다. 인터넷 웹진이나 국내외 커뮤니티, 유튜브 등을 검색하며 연구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스트리머는 누구든 할 수 있고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시작부터 전업을 노리고 하는 건 오히려 힘들어질 수 있으니 편한 마음으로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먹히는 콘텐츠 레시피

①잘나가는 게임방송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특별과외

②보겸 “패드립도 ‘재미’로 받아친다”

③이선생 “트렌드 선점 혜택 누린다”

④빅스트리머 4인의 현실 조언

⑤“게임방송 시청자, 그 누구보다 냉정해”

⑥‘먹히는 콘텐츠’ 이후를 생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