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 하면 ‘이선생’이다. 파라는 인기 게임 오버워치에 나오는 캐릭터다. 이선생(이민우 PD)은 파라 장인으로 유명한 게임 방송 크리에이터고. 순위권에도 이름을 올릴 정도로 파라 실력이 뛰어나다. 캐릭터가 누구보다도 독특하다. 긴 머리에 배 나온 30대 아재.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다. 방송에선 차분하며 말수가 적은 편이지만 웃긴 표정과 뜻밖의 리액션으로 예능감까지 보여준다. 카카오TV와 유튜브에서 주로 활동하며 도타2, 폴아웃4, 디아블로3, 배틀그라운드 등 다양한 게임을 섭렵해 방송하며 이름을 알렸다. 연륜(?)에다가 경력도 길어 내공이 상당한 크리에이터다. 현재는 오스카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오스카 스튜디오에서 그를 만나 물었다. 어떻게 하면 먹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죠?

▲ 사진=노연주 기자

 

#왜 게임방송인가 PC방이 흥행하고 나서 젊은 층이 좋아하는 취미생활 중 하나가 게임이잖아요. 그들은 게임을 잘하는 사람, 재미있게 하는 사람을 궁금해 합니다. 인터넷방송이나 유튜브로 그런 크리에이터를 접해 빠져들어 팬까지 되는 거죠. 접근은 물론 함께 공유하기 쉬운 게 게임이죠. 그러다 보니 영향력 있는 게임 크리에이터도 많이 생겼고요. 자신이 하는 것보다 남이 게임하는 걸 좋아하는 분도 많습니다. 난이도가 정말 높은 게임을 다른 사람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거죠.

#게임방송 트렌드 리그오브레전드가 예전부터 부동의 1위입니다. 최근 대세는 배틀그라운드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입니다. 크리에이터는 트렌드를 미리 파악해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오버워치는 출시 전에 국내 흥행에 대해 갸우뚱했던 이들이 많았어요. 전 클로즈베타 테스트 때 게임을 접하고는 한국에서 분명 흥행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버워치 방송을 미리 준비했죠. 정식 출시 이후 게임이 흥행했을 때 미리 준비해 얻은 혜택이 분명 있습니다. 선점효과랄까요?

#콘텐츠 제작 노력 실시간 방송은 꾸준함이 중요합니다. 매일 얼굴을 보여 ‘이 시간대에 가면 그 사람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하죠.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이 동일한 시간대에 진행되는 것처럼. 저는 꾸준함을 유지하다가 특별한 걸 기획하고 싶을 때 준비를 합니다. 자다가, 밥을 먹다, 술을 마시다 ‘번뜩’ 하는 경우가 있죠. 재미있겠다 싶은 것이 있으면 뼈대를 세워놓고 살을 붙이는 식입니다.

▲ 사진=노연주 기자

#기억에 남았던 순간 작년에 포켓몬GO 방송을 해 최고 시청자 수를 찍었죠. 이 게임이 화제가 됐을 때 속초에 가서 라이브 방송을 했어요. 제가 사실 포켓몬 세대는 아니거든요. 포켓몬에 대해 잘 몰라요. 꼬마 친구를 만나 “나 참새 잡았는데 좋은 거냐?” 즉흥적으로 물어보기도 하고. 시청자들이 멀대 같은 아저씨가 휴대폰을 가지고 포켓몬 잡으러 다니는 걸 신기해하더라고요. 돌아다니면서 시청자도 만났는데 많이 알아봐서 깜짝 놀랐습니다.

#콘텐츠 제작 노하우 라이브 방송은 기획력 외에도 꾸준함과 체력이 중요해요. 어떻게 보면 매일 출근해 방송하는 거랑 똑같습니다. 저는 365일 내내 방송할 정도이니. 그 와중에 트렌드를 잘 읽어야겠죠. 게임방송은 콘텐츠 개발·기획보다는 트렌드가 중요합니다. 어떤 게임을 하면 뜰지 파악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죠. 트렌드를 파악해 나만의 색깔을 찾아 차별화해야 합니다.

 

#예비 크리에이터에게 재능과 자신감만 있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이미 많은 유튜버나 개인방송 크리에이터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새로 시작해 뭔가 만들어낸다는 건 바늘 구멍에 낙타가 들어가는 거랑 비슷하긴 해요. 그래도 본인 색깔이나 매력과 재능이 있다면 괜찮습니다. 화제가 되면 1년이 뭡니까? 한 달 만에 갑자기 뜨는 사례도 있어요. 결국 자신감이죠, 자신감.

#시간 투자 주변에서 크리에이터 하고 싶다고 엄청 물어보는데 하지 말라고 합니다. “넌 안 돼!” 이러면서(웃음). “너 하루 10시간씩 게임 할 수 있어?” 물으면 대부분 못 한다 그러죠. 물론 부지런하다면 부업으로도 가능해요. 하스스톤 방송을 하는 식빵아재라는 크리에이터가 있어요. 대기업 임직원이죠. 퇴근 후에 방송을 하고 육아에도 임하더군요. 본인만 부지런하고 열정이 있다면 전업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 사진=노연주 기자

#크리에이터의 비전 시장이 계속 성장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보지만 최근엔 꼭 그렇다고 보긴 힘들더군요. 인터넷 라이브 방송 지표를 봤을 때, 이탈 현상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현상이 최근 눈에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말이죠. 각 플랫폼별로 봐도 조금씩 시청자가 빠지고 있어요. 그러다가 또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크리에이터가 늘어나면서 시청자가 분산되는 모습도 보이고요.

#왜 파라인가 오버워치를 처음 할 때, 파라가 좋은 캐릭터는 아니었어요. 대신 보는 맛이 있었죠. 총을 쏘는 것보다 투사체를 날리는 캐릭터가 많이 없는데, 그런 캐릭터 중 파라와 겐지가 가장 매력 있었죠. 겐지는 아무래도 하려는 사람이 많았을 겁니다. 성능이 좋았으니까. 파라는 안 좋다 보니까 이걸 잘하면 사람들이 좋아하겠다 싶어서 파라를 팠죠. 이게 방송에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대신 제가 게임에서 받는 고통이 생각보다 심해요. 파라로서.

◆먹히는 콘텐츠 레시피

①잘나가는 게임방송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특별과외

②보겸 “패드립도 ‘재미’로 받아친다”

③이선생 “트렌드 선점 혜택 누린다”

④빅스트리머 4인의 현실 조언

⑤“게임방송 시청자, 그 누구보다 냉정해”

⑥‘먹히는 콘텐츠’ 이후를 생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