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명이 바라보고 있는 무대에 가면 쓴 남자가 등장한다. 잠깐 수다를 떨더니 컴퓨터 앞에 앉아 앙빅(Angvik)이란 게임을 하기 시작한다. 무대 대형 스크린에 게임 화면이 나온다. 몇 판 하고는 지켜보던 사람들한테 말한다. 무대에 올라 자신의 기록을 깨면 작은 선물을 주겠다고. 너도나도 자길 시켜달라고 손을 들고 흔들어댄다. 수업시간에 발표시키려 하면 눈을 회피하던 모습과는 완전 다른 풍경이다. 남들 게임하는 모습에 함께 열광한다. 게임 오버가 됐을 땐 자기 일처럼 아쉬워하고. 게임으로 하나 된다.

오프라인 크리에이터 축제 다이아 페스티벌 2017 현장이다. 무대에 있던 남자는 크리에이터 머독이다. 트위치·유튜브 등에서 게임을 소재로 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한다.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머독방송 구독자는 40만명이 넘는다. BJ라는 말로 잘 알려진 인터넷 1인 방송 크리에이터가 주목받은 지 제법 오랜 시간이 흘렀다. 굳이 짚고 넘어가자면 그들은 BJ, 크리에이터, 스트리머, 유튜버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린다. 불리는 말은 다르지만 여러 소재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인기를 얻는다는 측면은 동일하다.

대도서관, 보겸, 러너, 풍월량, 도티, 최고기, 로이조, 용봉탕 등. 이들의 이름을 들어봤는가? 1020세대에겐 친구 이름처럼 익숙한 크리에이터들이다. 게임 소재 방송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들이기도 하다. 게임은 인터넷 방송 핵심 소재로 자리매김했다. 이들 대부분이 매일 생방송으로 팬들을 만난다. 아프리카TV, 유튜브, 트위치, 카카오TV와 같은 플랫폼이 무대다. 자신이 게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사소한 것도 예능 코드로 소화하며, 채팅으로 팬과 소통하면서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낸다. 인기 크리에이터 팬덤은 연예인 못지않다. 특히 청소년이 열광한다.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26.7%가 1인 방송을 시청한다.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대중문화다.

 

“미래엔 누구나 15분 동안 유명해질 겁니다.”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이 그랬다. 1인 방송이 인기를 끌며 워홀의 말이 엇비슷하게 맞아떨어지는 듯하다. 학력, 나이, 성별, 출신에 상관없이 자기만의 방법으로 정면 승부를 벌일 수 있는 환경이니까. 크리에이터는 오로지 시청자 반응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고졸이 연수익 10억원을 번다!’는 식으로 포장된다. 평범한 사람도 잘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부각된다. 새로운 시대의 성공 신화인 셈인데, 크리에이터 포화와 양극화 현상도 만만치 않은 현실이다.

이 커버스토리가 단순히 게임 방송과 크리에이터 업계를 조망하려는 기획은 아니다. 경제지라면 성과를 나타내는 숫자나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MCN 비즈니스에 주목하는 게 어울리겠지만 이를 지양하려 한다. 대신 크리에이터와 콘텐츠에 집중한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언론이든 사람들 관심이 집중되는, 이른바 ‘먹히는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높아진 시점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묻는다. 잘나가는 게임방송 크리에이터들에게 먹히는 콘텐츠 제작 노하우에 대해. 크리에이티브는 원칙을 지키는 것보단 영감을 얻는 데서 탄생한다.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은 물론 콘텐츠 제작을 고민하는 사람들, 더 나아가 크리에이티브의 조각을 찾아 유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영감을 주려고 이 기획을 준비했다. 먹히는 콘텐츠 특별과외, 지금부터 시작이다.

①잘나가는 게임방송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특별과외

②보겸 “패드립도 ‘재미’로 받아친다”

③이선생 “트렌드 선점 혜택 누린다”

④빅스트리머 4인의 현실 조언

⑤“게임방송 시청자, 그 누구보다 냉정해”

⑥‘먹히는 콘텐츠’ 이후를 생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