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실화냐?” 아는 사람 다 아는 유행어다. 믿지 못할 어이없는 순간에 내뱉는 말이다. 유행은 어디서 시작됐나. 한 줌의 이견이 있긴 하지만 BJ 보겸(김보겸)이 사실상 창시자로 인정받는다. 이 말을 널리 퍼트리는 데 핵심 역할을 했으니. 아프리카TV에서 게임방송을 주로 하는 보겸은 ‘요즘 대세’라고 해도 과장 아닌 크리에이터다. 인터넷방송 시청자든 게이머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게임엔 영 재능이 없지만 특유의 웃긴 캐릭터로 팬을 늘리고 있다. 최고 인기로 지난해 아프리카TV BJ대상을 받기도 했다. 다이아 티비 소속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그를 다이아 티비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리고 물었다. 먹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노하우에 대해.

▲ 사진=노연주 기자

 

#주요 타깃 분명 반 년 전까지만 해도 초등학생한텐 어필이 어려웠어요. 지금은 클래시로얄을 하고, 뭘 하든 최대한 웃기게 소화하며 초등학생 팬에 집중을 많이 합니다. 실시간 시청자는 20대가 많지만 유튜브 콘텐츠는 10대 학생들에 집중하고 있어요. 20대 팬층은 굳건한 것 같습니다. 던전앤파이터,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하면서 ‘보겸’ 안 들어본 사람 없잖아요?(웃음) 유튜브 채널을 키우려면 아무래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에 어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깃 공략법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해요. 몇몇 시청자는 이런 얘기도 해요. 왜 이렇게 유치해졌냐고. 10대에 눈높이를 맞추면 이게 재미있는 거거든요. 흔히 말하는 ‘병맛’(맥락 없고 형편없으며 어이없음)을 더 살리는 거죠. 또 학생들이 뭘 좋아하는지 알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다른 콘텐츠 댓글이나 좋아요 수 등을 보면 이게 보이거든요. 이미 자리 잡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보면 키워드 선택이라든지 트렌드에 워낙 민감하다 보니 그런 걸 잘 살리더라고요.

#콘텐츠 제작 노하우 생방송과 영상 녹화 콘텐츠(VOD)를 따로 고려해야 합니다. 녹화 콘텐츠는 ‘재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죠. 생방송은 뭘 하느냐에 따른 차이도 있지만 크리에이터에 대한 신뢰가 중요합니다. 매일 ‘꿀잼’이고 배꼽 빠지게 할 순 없거든요. 실시간 방송에서 어떻게 계속 웃길 수 있겠습니까? 시청자는 이 사람에 대한 신뢰감으로 방송을 보는 거예요. 어떤 사람이 재미있다고만 좋은 건 아니잖아요? 만났을 때 코드가 맞고, 비호감이 아니며, 병× 같지만 멋있다든가 배울 점이 많을 수도 있고. 여러 매력이 있겠죠. 이 모든 게 모여 신뢰가 쌓입니다.

▲ 사진=노연주 기자

#크리에이터의 덕목 최근 <레버리지>란 책을 읽었어요. 이걸 보니 일할 때 오랜 시간을 할애한다고 해서 흥하는 게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것’을 딱 집어내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요. 구독자 수가 많은 크리에이터는 성실함도 성실함인데, 크리에이터로서 보는 사람이 원하는 걸 잘 집어내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하나 딜레마는 우리 사회가 ‘선비’거든요. 그러니 덜 자극적이면서 참신해야 하죠. 너무 자극적이면 두들겨 맞아요.

#시행착오 크리에이터 중에 아직도 그런 분이 많아요. 시청자랑 싸우는 사람. 수천 명이 보고 있거든요. 누가 건드려도 무조건 참아야 해요. 패드립(패륜적 언행)이 나와도 무조건. 크리에이터 입장에선 내가 속 시원하게 얘기했다 생각하겠지만 그걸 본 사람 수천 명이 전부 자기 팬은 아니거든요. 그냥 게임방송 보러 온 사람들한테 ‘뭐야? 인성 나쁘네’란 인상을 줄 수 있거든요. 저도 그럴 때가 있었어요. 콘셉트를 잡고 과격한 분위기를 연출했죠. 그걸 안 좋아하는 시청자도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패드립 대처법 그걸 재미로 뽑아내려고 해요. 교화하는 느낌으로 “친구야, 오늘 안 좋은 일 있었냐?” 이러면서 받아치죠. 다른 시청자는 ‘이걸 이렇게 요리하네?’ 생각하며 웃어요. 재미있게 받아치려고 노력하되, 못 받아칠 것 같으면 대응하지 않습니다. 욕하는 사람들도 말 한마디에 팬이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성공한 크리에이터가 되려면 성공하려면 ‘몰빵’(집중 투자) 해야죠. 돈이 들어가는 콘텐츠를 못할 것 같으면 신박한(매우 참신하다) 걸 찾아내서 승부를 하든지. 저는 군대 다녀오고 대학교 3학년 때 처음 방송을 시작했어요. 처음 하니까 정말 재미있는 거예요. 분명 확신을 갖고 밀어붙이면 수익이 따라옵니다. 이건 장담할게요. 유튜브는 조회수만 올라가도 수익이 따라오잖아요? 자기 색깔이 중요합니다. 색깔이 없어도 신박한 뭔가를 보여준다거나 게임을 정말 잘한다든지. 뭐 하나 특징이 있어야 합니다.

▲ 사진=노연주 기자

#크리에이터의 비전 선두주자들보다 지금 도전하면 성장이 어려운 건 많아요. 연예인까지도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잖아요? 결국은 자기 하기 나름이에요. 자기 매력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면 비전이 있는 게 크리에이터거든요. 역량과 매력에 따라 비전이 갈릴 겁니다. 앞으로 경쟁이 엄청 치열해질 거예요. 이미 자리 잡은 사람이 많아 그걸 뚫고 올라와야 합니다.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셈인데, 믿음을 갖고 좀 더 준비해야겠죠.

#먹히는 뉴스 만들기 어렸을 때 아빠가 뉴스 본다고 하면 한숨부터 나왔죠. “임마, 뉴스로 돌려!” 그러면 뉴스를 봐야 하죠. 젊은 층에 어필하려면 소재도 1020이 볼 수 있는 걸로 해야 하는데 부동산 투기 같은 것만 다루니까. 그들을 보게 하려면 진부하지 않은 네이밍에 타깃을 겨냥한 핫키워드를 굵직한 것 2~3개만 뽑으면 어떨까요? 유튜브 채널처럼 재미있는 것만 뽑아, 짧게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내용을 따로 만들어 보여주면 될 듯합니다.

◆먹히는 콘텐츠 레시피

①잘나가는 게임방송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특별과외

②보겸 “패드립도 ‘재미’로 받아친다”

③이선생 “트렌드 선점 혜택 누린다”

④빅스트리머 4인의 현실 조언

⑤“게임방송 시청자, 그 누구보다 냉정해”

⑥‘먹히는 콘텐츠’ 이후를 생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