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의 폭발적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확보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KT가 글로벌 자본과 손잡고 승부수를 던졌다. 막대한 전력과 비용이 소모되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미국계 대형 인프라 투자사와 연합 전선을 구축하며 국내를 넘어 아시아·태평양 시장까지 넘보겠다는 전략이다.
KT는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투자 기업 디지털브릿지(DigitalBridge)와 AI 데이터센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6일 발표했다.
협약식은 앞서 25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정우진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과 안태은 디지털브릿지 아시아·태평양 부문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파트너십은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자본과 운영 역량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파트너인 디지털브릿지는 미국에 본사를 둔 통신 인프라 전문 투자사다. 운용 자산 규모만 약 1080억달러(한화 약 150조원)에 달하는 업계의 ‘큰손’이다. 최근 초대형 데이터센터 설계 기업에 투자하고 글로벌 운영사를 잇달아 인수하며 AI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양측은 이번 협약을 기점으로 국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높은 전력 효율과 냉각 기술이 요구된다. KT의 통신 네트워크 운영 노하우와 디지털브릿지의 자금력 및 글로벌 최신 설계 기술이 결합하면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협력 범위는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양사는 급증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시장 조사도 공동으로 수행한다. 디지털브릿지가 추진하는 해외 프로젝트에 KT가 참여하는 방식의 글로벌 진출도 모색한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넘어 해외로 데이터센터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KT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최근 데이터센터 업계의 최대 화두인 ‘에너지 효율’ 문제 해결을 위해 ESG 기술도 공유한다. 막대한 전기를 먹는 하마로 불리는 AI 데이터센터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브릿지의 선진 운영 기법을 KT의 시설에 이식할 계획이다.
안태은 디지털브릿지 아시아·태평양 부문 대표는 “AI 시대를 맞아 AI 데이터센터는 국가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라며 “이번 협력은 양 사가 보유한 데이터센터 사업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있는 글로벌 테크 기업의 AI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우진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은 “산업과 일상에서의 AI 활용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AI 데이터센터 확보를 위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KT는 디지털브릿지와 함께 국내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하며 향후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