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수업 자료를 만들 때 가장 큰 걸림돌은 단연 저작권 문제였다. 아무리 뛰어난 생성형 AI라도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를 학습하거나 무단으로 콘텐츠를 짜깁기하면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난제를 기술로 풀어낸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정부로부터 차세대 유니콘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교육 콘텐츠 플랫폼 쏠북을 운영하는 북아이피스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2차 포스트팁스 사업에서 최우수 과제로 최종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선정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북아이피스가 보유한 기술이 교육 시장의 고질적인 병목 현상을 해결할 핵심 열쇠로 평가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북아이피스는 향후 18개월간 최대 7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포스트팁스는 기술력과 사업성을 입증해 팁스(TIPS) 프로그램을 졸업한 기업 중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예비 유니콘을 선별해 지원하는 스케일업 프로그램이다. 북아이피스는 여기서 라이선싱 기반 휴먼-AI 협업 교육 콘텐츠 창작 솔루션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이끌어냈다.
핵심은 인간 교육 전문가와 AI가 한 팀처럼 움직이는 휴먼-AI 협업 창작 엔진이다. 기존 AI가 인터넷상의 방대한 데이터를 무작위로 학습해 환각 현상이나 저작권 침해 우려가 있었다면 북아이피스의 엔진은 철저히 검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출판사와 교육기관으로부터 확보한 독점적 데이터 파운데이션 위에 검색 증강 생성(RAG) 기술을 입혀 교육학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만 생성하도록 설계됐다. 선생님이 필요한 자료의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재료들로 맞춤형 교재를 만들어주는 식이다.

주목할 점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 분배 시스템이다. 생성된 콘텐츠가 수업에 활용되면 그 기록을 바탕으로 원저작권자에게 자동으로 사용료가 정산된다. 창작과 유통 그리고 수익화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물 흐르듯 연결되는 올인원 교육 퍼블리싱 구조다.
북아이피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단순한 콘텐츠 중개 플랫폼을 넘어 기술 기반의 퍼블리싱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 지금까지 쏠북이 국가콘텐츠식별체계(UCI)를 도입해 음지에 있던 교재 저작권을 양지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콘텐츠 생산의 비효율성을 기술로 혁신해 시장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김관백 북아이피스 공동대표는 이번 포스트팁스 최우수 과제 선정은 북아이피스가 AI 시대 교육콘텐츠 창작과 유통의 표준을 제시할 마켓 리더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휴먼-AI 협업 기반 창작 기술을 고도화해 국내 교육콘텐츠 시장은 물론 글로벌 교육 IP 허브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