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피부 관리 도구를 넘어 AI가 진단하고 처방하는 ‘지능형 뷰티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획일적인 자극을 주는 기존 홈 뷰티 기기 시장의 한계를 넘어 개인별 생체 데이터를 분석하는 의료기기급 솔루션이 등장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새로운 교두보가 마련됐다.

뷰티테크 스타트업 큐라펄스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도 팁스(TIPS) 글로벌 트랙’에 최종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선정은 초기 투자사인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의 추천으로 성사됐다.

팁스 글로벌 트랙은 세계 시장에서 통할 기술력을 가진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2025년 신설된 프로그램이다. 이번 선정으로 큐라펄스는 향후 3년간 최대 12억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정부 차원에서 해당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과 표준화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시그널로 읽힌다.

큐라펄스가 제시한 핵심 과제는 ‘실시간 생체 임피던스 AI 분석 기반 홈 피부탄력 복원 디바이스’ 개발이다. 현재 시중의 홈 뷰티 디바이스 대다수가 사용자 피부 상태와 무관하게 동일한 세기의 초음파나 고주파를 쏘는 ‘개방형(Open-loop)’ 방식인 것과 대조된다.

반면 큐라펄스는 듀얼헤드 임피던스 측정 기술을 통해 피부 상태를 실시간으로 읽어내고 AI가 최적의 에너지를 조절하는 ‘폐루프(Closed-loop)’ 방식을 도입했다. 병원용 의료기기에서나 볼 수 있던 정교한 시술 메커니즘을 가정용 기기에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최근 로레알이나 필립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개인 맞춤형 뷰티 테크에 사활을 걸고 있는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사진=회사 제공
사진=회사 제공

기술적 기반은 이미 탄탄하다. 초음파와 펄스 광 에너지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피부 세포를 재생하는 ‘WaveSync™’ 기술과 유효 성분 전달을 돕는 ‘DualPoration™’ 등 독자적인 IP를 확보했다. 특히 의료기기 안전 규격인 IEC 60601 기반 설계를 적용해 안전성 이슈가 민감한 북미와 유럽 시장 진입 장벽을 낮췄다.

회사는 이번 팁스 과제를 발판으로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의 피보팅(사업 전환)을 시도한다. 디바이스 판매 수익 외에도 전용 앱 구독 모델과 개인 맞춤형 화장품 제작 AI 피부 상담 서비스 등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성장 로드맵도 제시했다. 2028년까지 매출 538억6000만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으며 이 중 팁스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제품군에서만 81억1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남규 큐라펄스 대표는 “정부로 부터 팁스 글로벌 트랙 선정을 통해 과학적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뷰티케어 기술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며 “과거 B2B·B2C 신사업을 총괄하며 천억 원이 넘는 규모의 글로벌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