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한국디지털에셋(KODA)이 총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자금 조달에는 KB국민은행과 해시드 해치랩스 등 기존 주주뿐만 아니라 한화투자증권 IBK캐피탈 교보증권이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전통 금융권인 증권사와 캐피탈사가 가세하며 주주 구성이 한층 다변화됐다.

전통 금융권이 가상자산 수탁 업체에 러브콜을 보내는 배경에는 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논의와 법인계좌 허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자금이 유입될 통로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검토하는 등 시장 환경이 급변하자 검증된 수탁 인프라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투자로 이어진 셈이다.

KODA는 이번 실탄 확보를 통해 단순한 보관소를 넘어 제도권 금융사 수준의 체력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증자로 신탁사 인가 기준인 자본금 100억원을 충족할 여력을 마련하게 됐다. 이는 향후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를 넘어 전문 신탁업 라이선스 취득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은행과 증권사가 직접 가상자산을 다루기 어려운 규제 환경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제3자 수탁기관으로서 입지를 다지려는 의도다.

사진=회사 제공
사진=회사 제공

고객 자산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도 대폭 강화한다. 기존 300억원 규모였던 임의보험을 500억원 한도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 최초로 삼일PwC의 SOC 1 Type II 인증 심사를 진행하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자산을 맡길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는 작업이다.

조진석 KODA 대표는 "그동안 국내 법인시장이 열리지 않아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KODA는 커스터디 시장에서 리더로서 신뢰와 평판을 꾸준히 쌓아왔다"며 "이 과정을 기존 주주사 및 신규 투자사들이 인정해주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 점유율 80%를 확보한 KODA는 이번 투자를 발판 삼아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확실히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콜드월렛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기관 고객 온보딩 역량을 확대해 다가올 기관 장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디지털자산 인프라는 시장의 등락과 무관하게 꾸준히 성숙해지고 있다"며 "KODA는 그 과정에서 기관이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가장 앞에서 만들어온 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투자가 국내 커스터디 인프라가 글로벌 기준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흐름의 연장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