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컬리가 손잡고 선보인 장보기 서비스가 신선식품 물류 경쟁력 확보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네이버는 25일 컬리N마트의 10월 거래액이 서비스 오픈 직후인 9월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양사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거둔 성과다.

양사의 협력은 네이버의 막강한 플랫폼 트래픽과 컬리의 콜드체인 물류 역량이 결합된 모델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2만원 이상 무료배송 혜택이 소비자의 배송비 부담을 낮추는 기폭제가 됐다. 통상적인 온라인 장보기 무료배송 기준보다 낮은 진입장벽이 구매 빈도를 높인 요인이다.

실제 데이터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달 컬리N마트 구매자의 80% 이상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사용자였으며 이 중 70% 이상이 온라인 장보기 주도권을 쥔 3040 세대였다. 멤버십 사용자의 재구매율은 비멤버십 대비 약 2배 높았다. 5회 이상 반복 구매한 충성 고객 비중은 멤버십 사용자가 비멤버십보다 15배 이상 높게 집계됐다.

이번 성과는 네이버가 그동안 오픈마켓 형태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신선식품 배송의 품질 문제를 컬리와의 동맹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쿠팡이 로켓프레시를 통해 직매입과 자체 물류로 시장을 장악하는 동안 네이버는 물류 동맹이라는 우회로를 택했다. 컬리N마트의 성장은 이 연합 모델이 쿠팡의 대항마로서 유효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소비자들은 배송 신뢰도가 높아지자 신선식품 구매를 늘렸다. 달걀 품목 거래액은 전월 대비 2.3배 뛰었고 쇠고기는 1.9배 상승했다. 이연복의 목란 짬뽕이나 조선호텔 떡갈비 같은 레스토랑 간편식(RMR) 수요도 몰렸다. 품질 민감도가 가장 높은 유아식품 카테고리인 이유식과 분유 거래액이 3배 급증한 점은 배송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네이버는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고자 지난 4일 사용자가 2회 이상 구매한 상품을 자동으로 모아 보여주는 자주구매 탭을 신설했다. 소비자가 매번 상품을 찾을 필요 없이 즉시 재구매가 가능하도록 동선을 최적화한 조치다.

네이버 김평송 컬리N마트 사업리더는 "컬리N마트는 단골이 중요한 장보기 시장에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생태계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입증하며 거래액은 물론 재구매율 등 주요 지표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네이버는 컬리와의 파트너십과 사용자 구매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장보기 특화 상품 셀렉션과 혜택을 강화해 단골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