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물량이 완판 직전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마이크론이 2026년 HBM 물량을 수개월 내에 모두 판매할 것으로 업계의 예상이 나온지 두달 만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마크 머피 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주 RBC 캐피털 마켓 주최로 열린 투자자 대상 기술 설명회 행사에서 "2026년까지 HBM 공급 계약이 완료됐다"며 "이는 HBM3E(5세대)와 HBM4(6세대) 모두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HBM4를 내년 2분기 출하를 시작하며, 하반기 들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HBM4가 출시와 동시에 구형 HBM 수요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마이크론이 10일(현지시간) 주요 고객사에 36기가바이트(GB) 용량의 12단 HBM4의 샘플 공급했다고 밝혔다. 사진=마이크론
미국 마이크론이 10일(현지시간) 주요 고객사에 36기가바이트(GB) 용량의 12단 HBM4의 샘플 공급했다고 밝혔다. 사진=마이크론

마이크론은 HBM3E도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대부분 수요가 HBM4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HBM4는 일반 제품과 달리 '롱테일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롱테일 현상이란 시장 수요가 다수의 제품으로 분산되는 현상을 뜻한다. 신형 D램 출시에도 최근 구형 D램 수요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사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까지 D램 3사 모두가 주요 고객사들과 내년 HBM 공급 협의를 마무리함에 따라 내년 메모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슈퍼사이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나치게 폭증한 수요 대비 현실적인 HBM 공급이 부족해짐에 따라 따라오는 산업계의 고민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그동안 HBM의 수요가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 범용 D램 공급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내년 메모리 시장의 최대 변수로 지목해왔다. 하지만 마이크론의 이번 발표로 내년에도 HBM 공급 부족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