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미국 방산 기술 기업인 안두릴 인더스트리(Anduril Industries, 이하 안두릴)와 협력해 자율 무인수상함(ASV)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HD현대는 최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안두릴과 ASV 설계, 건조 및 AI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체결식에는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사장)와 팔머 럭키 안두릴 공동설립자가 참석해 협력을 공식화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에서 ASV를 건조하며, 자체 개발 중인 선박 자율운항 기술 등 핵심 AI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이다. 안두릴은 여기에 자사의 자율 임무 수행 솔루션을 탑재하게 된다. 양사는 기술과 생산 역량을 결집해 2026년까지 시제함 개발 및 건조를 완료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방산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HD현대중공업 주원호 사장(사진 왼쪽)과 안두릴 팔머 럭키 공동 설립자가 ASV 설계 및 건조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HD현대중공업 주원호 사장(사진 왼쪽)과 안두릴 팔머 럭키 공동 설립자가 ASV 설계 및 건조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앞서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CEO 서밋 퓨처테크포럼' 기조연설에서 안두릴과의 파트너십을 언급하며 "양사의 역량이 결집된 선박 자율운항 기술과 자율 임무 수행 능력이 융합되면 해군 작전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무인 함정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무인 수상정 시장 규모는 2022년 9억 2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11.5% 성장해 2032년에는 2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원호 사장은 "이번 협력은 한미 방산업체가 함정을 공동 개발하는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AI 방산 기업과 조선소가 힘을 합쳐 전 세계 해군이 추진 중인 유무인 복합체계 도입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팔머 럭키 공동설립자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와 건조 역량을 갖춘 HD현대 울산 야드에서 첫 번째 ASV를 건조하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더 큰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