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실적으로 그동안 이마트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던 SSG닷컴이 최근 반등에 힘쓰고 있다. 지난 9월 이마트 점포 상품을 1시간 내외로 배송해 주는 ‘바로퀵’ 서비스를 내놓으며 신선식품 카테고리 보강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과연 SSG닷컴이 신선식품을 앞세워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SSG닷컴, 이마트 손잡고 신선식품 키운다

이마트에서 SSG닷컴 퀵커머스 ‘바로퀵’ 상품을 픽업하는 모습. 사진=SSG닷컴
이마트에서 SSG닷컴 퀵커머스 ‘바로퀵’ 상품을 픽업하는 모습. 사진=SSG닷컴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51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조4008억원으로 1.4%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3103억원으로 194.4%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라며 “3분기 실적은 외부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본업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업 부문별 온도 차는 극명했다. 올 3분기 수익성 개선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단연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였다. 트레이더스의 3분기 총매출은 1조4억원으로 3.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95억원으로 11.6% 늘었다. 3개 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27억원으로 27.2% 증가했다. 특히, 지난 9월 개점한 뒤 6일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구월점의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커머스 계열사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 3분기 SSG닷컴(쓱닷컴) 매출은 3189억원으로 18.3%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42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65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G마켓 매출은 1871억원으로 17.1%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80억원 증가했다. 두 회사의 영업손실의 합은 666억원에 달한다.

이에 SSG닷컴은 최근 모회사인 이마트와 협업을 강화하는 등 실적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으로 SSG닷컴은 지난 9월 앱을 통해 이마트 권역 3km 내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도착지까지 1시간 내로 배송하는 ‘바로퀵’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문할 수 있는 품목은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 등을 포함해 9000여 가지다.

이번 서비스 출시로 SSG닷컴은 기존에 운영하던 ▲당일배송 ‘쓱배송(새벽·주간·트레이더스)’과 ▲익일도착보장 ‘스타배송’에 이어 ▲즉시 배송 서비스 ‘바로퀵’까지 도입하며 배송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SSG닷컴은 서비스 출시 이후에도 ‘바로퀵’에 대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출시 당시 이마트 19개 점에서 시작한 ‘바로퀵’은 이달 20일 기준 모두 48개 점포로까지 확대됐다. 현재 ▲서울권 16곳 ▲경기권 15곳 ▲대전·충청권 4곳 ▲광주·전라권 4곳 ▲부산·경남권 4곳 ▲ 대구·경북권 3곳 ▲울산권 1곳에서 운영 중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연내 전국 60개 점포로 늘릴 계획”이라며 “판매 상품군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서비스 출시 이후 SSG닷컴의 신선식품 카테고리는 소폭 성장한 모습이다. SSG닷컴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바로퀵’ 건당 주문금액 중 신선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9%로, 9월 54%였던 것과 비교해 5%p(포인트) 증가했다. 건당 신선식품 구매 금액도 약 10% 늘었다.

한편, SSG닷컴의 이러한 행보는 이마트와의 협업을 통해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SG닷컴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을 통해 장을 보는 인구가 증가하는 것에 비해 아직 신선식품은 온라인 침투율이 낮은 카테고리”라며 “이마트가 오랜 시간 쌓아온 신선식품 매입 능력과 SSG닷컴이 만났을 때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래 SSG닷컴이 운영하던 주간배송의 경우 마감 시간이 1~2시로 그 이후 시간 주문하는 건에 대한 공백이 있었는데, 해당 공백을 메우기 위한 목적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신세계그룹, 이커머스에 힘준다

신세계백화점, 비아신세계 메인이미지.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비아신세계 메인이미지. 사진=신세계백화점

이렇듯 SSG닷컴이 이마트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은 그룹의 또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인 신세계백화점의 ‘비욘드신세계’와 ‘G마켓’에도 힘을 주고 있다.

먼저,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8월 신세계백화점의 자체 이커머스 플랫폼인 ‘비욘드신세계’를 론칭했다. 기존 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의 경우 상품 큐레이션을 선보이는 데 그쳤다면 비욘드신세계는 앱을 통해 직접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출시 이후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앱 론칭 이후 100일이 지난 17일까지 누적 방문객 수는 530만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5~6만명이 접속한 셈이다.

아울러 지난달 말부터 올해 연말까지 비욘드신세계에서 상품을 구매할 경우 결제금액의 100%를 백화점 VIP 실적으로 인정해 주는 이벤트가 진행되는 만큼, 4분기 이용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네셔널의 합작법인(JV) 승인에 따라 JV 자회사로 새롭게 출범한 G마켓도 최근 글로벌 판매 채널로 연동한 ‘라자다(LAZADA)’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라자다에서 진행한 ‘11.11 Biggest Sale of the Year’ 기간 라자다를 통한 G마켓의 해외 판매 건수는 전주 동요일 대비 4배 이상(319%) 증가했고, 총거래액도 292% 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신세계그룹이 최근 이커머스에 힘을 주는 이유는 젊은 고객 유치에 따른 잠재적 소비자 확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쇼핑에 익숙한 2030세대 고객을 확보해 관련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의 경우 고가의 상품마저도 온라인을 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을 정도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세대”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소비자 편의를 위해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SSG닷컴의 ‘바로퀵’과 비욘드신세계는 각각 서비스와 앱 출시 초기인 만큼 이커머스 부문의 실적 개선 효과는 내년쯤 가시화할 것이란 내부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G마켓의 경우 알리익스프레스와의 기업결합 심사 승인에 따라 11월부터 이마트 연결 실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