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 시장의 절대 강자 스타벅스가 배달의민족이 판을 키우고 있는 ‘1인분 무료 배달’ 전장에 뛰어들었다. 자사 앱인 사이렌 오더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외부 채널과의 결합을 강화하는 이례적인 행보다.
우아한형제들은 스타벅스가 자사의 소액 주문 특화 서비스인 ‘한그릇’ 및 포장 주문 서비스 ‘픽업’에 입점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번 제휴의 핵심은 1인 가구 공략이다. 배민이 운영하는 한그릇 서비스는 최소 주문 금액이라는 배달 시장의 진입 장벽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스타벅스는 이 플랫폼을 통해 아메리카노와 에그 클럽 샌드위치 바질 치킨 토마토 브리또 등 식사 대용 메뉴를 조합해 제공한다. 소비자는 커피 한 잔과 샌드위치 하나를 주문해도 배달비 부담 없이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스타벅스 딜리버리를 이용하려면 일정 금액 이상을 채워야 했으나 이번 입점으로 나홀로 식사를 해결하려는 1인 가구의 접근성이 대폭 개선됐다. 디저트류인 생크림 카스텔라 등을 포함해 선택지도 넓혔다.
스타벅스는 배민 앱 내 픽업 서비스에도 들어왔다. 배민 지도 상에 스타벅스 아이콘이 별도로 표기되어 소비자가 현재 위치 기반으로 가장 가까운 매장에 미리 주문을 넣을 수 있다. 이는 스타벅스의 핵심 경쟁력인 사이렌 오더의 기능을 배민 앱으로 이식한 셈이다.
지난해 4월 배달 앱 최초로 배민에 입점했던 스타벅스가 이번에 서비스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은 고물가와 배달비 부담으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커피와 베이커리 수요가 높은 1인 가구 시장을 잡지 못하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배달의민족 입장에서도 스타벅스는 놓칠 수 없는 우군이다. 무료 배달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쿠팡이츠나 요기요 등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충성 고객이 두터운 스타벅스 같은 킬러 콘텐츠가 필수적이다.
배민의 한그릇 서비스는 지난 4월 출시 이후 반년 만에 누적 주문 고객 400만명을 돌파하며 시장성을 입증했다. 픽업 서비스 역시 UI 개편과 마케팅 강화로 지난달 말 주문 수가 8월 말 대비 40% 가량 증가했다.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플랫폼과 브랜드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양사는 이번 확장을 기념해 오는 23일까지 픽업 이용 시 아메리카노를 매일 선착순 50% 할인하는 공격적인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배민 관계자는 “스타벅스와의 새로운 협업을 통해 고객들이 더 편리하게 스타벅스의 제품을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강화해 나가면서 배민 고객 경험 증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