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AI PC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당신을 대신해 행동하는' 존재가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24시간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는 압도적인 전력 효율성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우펜드라 쿨카르니 퀄컴 제품 매니지먼트 부사장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X 시리즈 아키텍처 딥다이브 2025에서 AI PC의 심장이 더 이상 CPU나 GPU가 아니며, 초저전력과 고성능을 동시에 갖춘 NPU(신경망처리장치)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하드웨어를 넘어 AI PC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철학으로 에이전틱 AI(Agentic AI)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퀄컴이 왜 NPU의 전력 효율성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인지를 넘어 '행동'하는 AI, '상시 구동'은 숙명
쿨카르니 부사장은 AI 워크로드가 인지(Perceptive)에서 생성(Generative)을 거쳐 '에이전틱(Agentic)'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생성형 모델은 당신을 위해 결과물을 생성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당신을 대신하여 행동하지는 않는다"면서 "그것이 바로 에이전틱 모델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에이전틱 AI는 사용자가 '목표'만 주면 '오케스트레이터 에이전트'가 작업을 분해하고 캘린더, 이메일 등 여러 '전문 에이전트'와 협력해 스스로 작업을 완수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 과정이 상상을 초월하는 연산량을 요구하며 동시에 '상시 구동(Always-on)'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쿨카르니 부사장은 "에이전트들을 보면, 그들은 배후에서 지속적으로 실행되고 있다"면서 "MS의 리콜 기능이 3초마다 스크린샷을 찍고 분석하듯,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최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24시간 깨어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행동하는 AI는 필연적으로 상시 구동을 전제로 하며 이는 노트북이 24시간 내내 막대한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함을 의미한다.

'주행 거리 불안감'
에이전트가 24시간 작동한다는 것은 PC에 막대한 부담을 준다. 전력이 지속적으로 소비되기 때문이다.
효율성이 필요하다. 쿨카르니 부사장은 "노트북에서 에이전틱 설정을 원한다면, 노트북은 고성능이면서 동시에 초저전력이어야 한다"면서 "전력 소모가 큰 기존 방식으로는 상시 구동이라는 AI PC의 핵심 전제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 문제를 '주행 거리 불안(range anxiety)'이라는 자동차 산업의 용어에 비유하기도 했다. 쿨카르니 부사장은 "자동차 산업에 비유한다면 이 차(경쟁사)가 100마일의 주행 가능 거리를 제공한다면 저 차(스냅드래곤 X2 엘리트)는 370마일의 주행 가능 거리를 제공할 것"이라며 "당연히 경쟁사 제품은 AI 기능을 쓸 때마다 배터리가 급격히 소모되는 '주행 거리 불안감'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스냅드래곤 노트북을 '올해의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꼽은 이유가 바로 이러한 불안감에서의 해방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고성능, (최대) 32시간의 배터리 수명, 그리고 AI 기능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퀄컴의 이러한 전략은 CPU, GPU, NPU의 연산 능력(TOPS)을 모두 더한 'TOPS 총합'을 내세우는 경쟁사들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실제로 쿨카르니 부사장은 "AI 연산에 최적화되지 않은 GPU로 무리하게 AI를 돌리는 것은 18륜 트럭(GPU)으로 UPS 소포(AI 연산)를 배송하려는 비효율적인 시도와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그래프(워크로드)가 여러 엔진에 걸쳐 분할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분할할 경우 효율성 또한 손실된다"고 덧붙였다. 순간적인 최고 속도(TOPS)가 아니라, AI 연산을 지속적으로 처리하는 '전력 효율성'이 핵심이라는 의미다.
쿨카르니 부사장은 이어 "NPU는 지속적인 운영을 위한 최고의 성능과 최고의 와트당 성능 솔루션을 제공하며, 이는 에이전틱 워크로드가 정확히 요구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AI 우선 사고방식(AI first mindset)'으로 NPU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는 퀄컴의 설계 철학을 명확히 보여준다.

'클라우드에서 엣지로'… 생태계 전략 선언
퀄컴이 그리는 그림은 단순히 칩 하나를 파는 것이 아니다. 그는 AI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모델-프레임워크-OS-실리콘'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스택으로 정의했다.
쿨카르니 부사장은 "퀄컴은 클라우드에서 엣지(기기)로 추론을 이동시키는 것을 돕기 위해 이 전체 스펙트럼에 걸쳐 참여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는 MS와 WinML API 구조를 정의하고, 어도비와 같은 ISV(독립 소프트웨어 벤더)들과 생태계 전반을 최적화하는 '조율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에이전틱 AI라는 비전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생태계 전반에서 구현하겠다는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