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플레이 펀앤굿 포럼에 참여한 연사들. 사진=박상준 이코노믹리뷰 기자
2025 플레이 펀앤굿 포럼에 참여한 연사들. 사진=박상준 이코노믹리뷰 기자

집에서 게임만 해도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퍼트릴 수 있다. 거창한 개념은 아니다. 게임 IP와 이벤트, 인플루언서 등이 하나의 문화적 공동체로 묶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기 때문이다.

스마일게이트의 사회공헌재단 ‘희망스튜디오’가 ‘2025 플레이 펀앤굿’ 포럼을 개최했다. 게임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다양하게 다루는 행사로, 올해 4회 째를 맞이했다.

올해의 주제는 ‘팬트리뷰션’이다. 팬과 컨트리뷰션의 합성어다. 게임 IP와 이벤트, 스타,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주체가 팬덤과 함께 만들어가는 선한 영향력 확산의 대표적 사례를 조명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인게임 이벤트가 문화유산 보호 캠페인으로 연계되고, 식음료 프랜차이즈에서 구매한 게임 쿠폰 세트 판매 수익이 취약계층 기부금으로 이어지는 형식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 도티 샌드박스네트워크 창업자, 한재영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이사 등 다양한 연사가 각자 경험한 팬덤의 선한 영향력에 대해 공유했다.

먼저 정덕현 문화평론가가 ‘유저 친화적 산업에서의 선순환 가치 창출’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정덕현 문화평론가. 사진=박상준 이코노믹리뷰 기자
정덕현 문화평론가. 사진=박상준 이코노믹리뷰 기자

정 문화평론가는 팬트리뷰션을 ‘선한 덕질’이라고 평가했다. 스타와 팬들이 대규모 재난 구호와 긴급 지원을 함께하고, 공공인프라와 환경보호에 위한 기부금을 조성하기도 한다. 전통적인 취약계층 복지 지원은 이미 팬덤 문화 속에 일반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선행의 부담을 놀이의 재미로 바꾸는 게 팬트리뷰션의 핵심이다. 재미있는 놀이(팬덤문화)를 즐기면 기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참여자들은 단순 일방적으로 퍼주는 기부가 아닌, 만족감과 삶의 활력소를 얻기도 한다. 쌍방향 선순환 구조다.

정 문화평론가는 “이제 팬은 기업과 창작자들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게이머들이 스스로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욕망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시선이다. 게임 속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며 얻는 만족감을 현실에서도 얻고자 한다.

그는 “팬들은 이제 가상적 콘텐츠의 차원을 넘어 행동을 통해서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향후 사회 전반에 팬트리뷰션 콘텐츠가 더욱 확산하리란 시선이다.

이어 MMORPG ‘로드나인’ 퍼블리싱을 담당한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한재영 이사가 유저와 함께 전파한 선한 영향력 사례를 발표했다.

한 이사는 “사실 게임활동과 사회공헌을 연결시키는 건 쉽지 않다”며 “단순한 경제활동을 넘어 더 의미 있는 활동을 고민했다”고 화두를 열었다.

그는 로드나인만의 팬트리뷰션에 영감을 준 두 가지 사례를 꼽았다.

먼저 라이엇 게임즈가 ‘리그오브레전드’ 한국형 챔피언 스킨 판매 수익금을 국외문화재 환수에 사용하는 사례다. 다음은 로스트아크와 유저의 관계다. 로스트아크가 유료 아이템 수익 포기를 선택하자, 이에 감동받은 유저들이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의 기부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영해 수억원을 기부한 사례다. 일련의 성공적 사례들에 힘입어 로드나인을 활용한 팬트리뷰션 프로그램 기획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 이사는 “로드나인은 커뮤니티 동원력이 높으며, 유저들은 경제력이 있으면서도 사회공헌 의지가 있는 분들이 많다”며 “문화유산 수호자 모집 이벤트를 통해 3200만원을 모금했다, 인게임에서만 50만명의 유저가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기부금은 국립 경주 문화유산연구소에 전달돼 옛 신라 유물 복원품 제작에 사용됐다.

로드나인은 식음료 업체 디저트39와 협업해 ‘로드나인 세트’를 판매하기도 했다. ‘달콤한 모험 속에 자라나는 아이들의 꿈’을 주제로 인게임 쿠폰 지급과 펀딩을 연계했다. 유저들의 자발적 팜여가 이어지면서 목표 금액의 117% 모금에 성공했다. 기부금은 군포 센터 창의 커뮤니티 ‘희망스튜디오 팔레트’ 운영과 기자재 구입 지원에 활용됐다.

또한 기부활동들로 모인 기부금을 직접 전달하고, 활용하는 다큐멘터리 영상까지 제작하며 유저들에게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안배했다. 기부에 함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부를 통한 힐링 역시 중요하다는 시선이다.

한 이사는 “비단 로드나인뿐 아니라 다른 프로젝트를 맡더라도 팬트리뷰션을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도록 노력할 테니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도티. 사진=박상준 이코노믹리뷰 기자
유튜브 크리에이터 도티. 사진=박상준 이코노믹리뷰 기자

유튜브 구독자와 함께 기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샌드박스네트워크 CCO 겸 크리에이터 ‘도티’ 역시 연사로 참여했다.

도티 CCO는 “크리에이터들의 직업이 존중받고, 그들의 콘텐츠도 충분히 훌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서 크리에이터가 NEXT(지속가능성)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23년 희망스튜디오와 함께한 ‘희망플레이 아케이드 오프라인 행사’ 참여 경험을 예시로 들었다. 소외계층 아동과 크리에이터, 희망스튜디오 관계자 등 100여명이 모여 문화 운동회를 개최했다.

도티는 CCO는“단순히 생색내듯이 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희망스튜디오에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장에서 게임을 사랑하는 유저와 어린이들이 게임으로 하나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일반적 연예인보다 구독자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해당 강점은 팬들의 결집도 역시 끈끈하게 만든다.

도티 CCO는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와 함께하고 싶은 팬덤의 높은 사회공헌 프로그램 참여도야말로 크리에이터의 대체 불가능한 특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도티와 함께하는 기부 저금통 행사’, 소외계층 아동 대상 ‘디지털 리터러시 학습 지원’, 월드비전 홍보대사 등 크리에이터로서 수행한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예시로 들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게이머의 기부 참여 게임 방송을 꾸준히 이어온 바다게임즈 임바다 대표, 스타와 팬덤이 함께하는 기부 챌린지를 기획, 운영한 비타콘 옥성아 대표의 발표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