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공제회 금융이사 등 임원 공석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선임을 놓고 경찰청과 서로 책임전가만 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991년 경찰공제회법을 근거로 설립된 비영리 법인 경찰공제회는 경찰공무원 복지 증진과 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7조 5000여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지난해 기준 회원 수는 약 13만명으로, 회원 복지의 일환으로 연 복리 5.00%의 분할지급 퇴직급여, 정기예금처럼 원금 예치 후 원리금을 수령하는 목돈수탁 복지저축 등을 운용하고 있다.
약 7.5조원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찰공제회지만, 각 부서를 책임지는 핵심 임원들은 수년째 공석 상태다.
투자전략실과 금융투자본부·사업투자본부를 총괄하는 금융이사와 경영지원과 회원복지본부를 이끄는 관리이사, 감사는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감사와 관리이사·금융이사의 경우 2023년 말부터 3년째 공석이다.
임원공석의 문제점은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10월 17일 국감에서 주호영 의원은 “경찰공제회는 투자자금이 5조8000억이 넘는다”며 “이렇게 중요한 기관에서 감사, 관리이사, 사업이사, 금융이사(CIO) 등 주요 임원을 이렇게 오래 비워놔도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작년에는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경찰공제회 임원들) 공석이 오래 이어진다고 얘기했는데 아직까지 아무 대책도 없다”며 “경찰청과 협의하겠다고 했는데 경찰청에서 명단을 주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영상 경찰공제회 이사장은 “경찰청에서는 절차를 거쳐서 승인을 받아야 된다”며 “아직 승인 요청하지 않았고, 협의 중에 있다”고 답했다.
또한 10월 30일 국정감사에서 주호영 의원은 "3년째에요 금융이사가 공석이다. 퇴직경찰관들의 퇴직금이나 연금을 수조원 관리하면서 이렇게 몇년 비워놓는 바람에 딴 공제회보다 소득율이 엄청나게 낮아 심지어 일반 국민연금보단 절반정도 낮다. 이거 직무유기 아닙니까?"라며 "공제회에선 독자적으로 전문가를 넣으려구 하는데 경찰청에서 자꾸 브레이크를 거는거 아닙니까? 이거하면 안되요 이거 직무유기야 수십조를 관리하는 책임자를 비워둔채로 팀장 하나가 몇년째 관리하도록 하는게 말이되요?"라고 질책했다.
이에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네 의원님 말씀 유념해서 공제회와 신속하게 임용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임원 모집공고를 내고 선임까지 한달여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서둘러야 하는데 2주가 지나도록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이에대해 경찰청과 경찰공제회측에 문의했지만 "협의중에 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찰공제회측은 "통상 임원선임 전과정을 경찰청과 협의를 통해서 진행해 왔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경찰공제회 정관에는 임원 선임 과정(모집공고-심사-대의원회의에서 결정)의 대부분은 경찰공제회가 자율적으로 하게 되어있다. 마지막 '선출임원 승인'만 경찰청과 의견조율 과정을 거치면 된다. 하지만 경찰공제회는 선임과정 시작조차도 "경찰청과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에서도 "경공 임원선임은 통상 청과 협의를 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국감에서 지적사항이 나오자 "모집공고는 협의사항이 아니라 경찰공제회가 해야 하는 것"이라고 약간 입장을 바꾸는 듯한 분위기다.
이렇게 수년간 임원이 공석인 상태에서 경찰공제회의 수익성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 경찰공제회 2023년 당기순이익은 251억8000만원으로 전년(약 582억원) 대비 330억2000만원(약 56.8%) 줄었다. 이 기간 경상이익도 574억8000만원에서 278억7000만원으로 절반 이상(51.5%) 감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