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CI홀딩스가 3분기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 중단으로 적자를 냈지만 4분기부터 생산 정상화와 함께 반등에 나선다. 미국 태양광 규제(Non-PFE)에 맞춰 웨이퍼 공급망을 확보하고 미래 산업인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인프라 신사업 진출을 통해 중장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내년 폴리실리콘 가동률 100% 달성, 2030년까지 AI 인프라 매출 비중을 30%로 확대하겠다”며 체질 개선 의지를 강조했다.
OCI홀딩스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8451억원, 영업손실 533억원, 당기순손실 734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을 축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1일 공시했다.
지난 2분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폐지 등 미국의 태양광 정책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으나 최근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됨에 따라 OCI테라서스의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이 재가동돼 손실 폭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실적발표회에서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이 7~8월 두 달간 가동을 못하다가 9월부터 가동을 시작하면서 적자 부분이 겹쳐졌다”고 설명했다.
자회사별로 살펴 보면 OCI테라서스는 미국의 동남아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5월부터 업계 전반의 가동 중단하는 '전대미문 사건'을 겪었다. 7~8월 가동 중단으로 발생한 손실은 약 650억원에 달했다.
미국 태양광 지주회사 OCI엔터프라이즈의 자회사 OCI에너지의 경우 ‘Lucky 7(100MW)’, ‘페퍼(120MW)’ 등 2개 프로젝트 사업권 매각에 대한 최종 승인 절차를 완료했으며 이에 따른 수익 인식을 통해 전 분기 대비 매출 증가 및 흑자 전환했다. 4분기엔 총 6.6GW(태양광 3.5GW, ESS 3.2GW) 규모의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미국 텍사스에 집중되고 있는 최소 1GW급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에 대응할 예정이다.
전력 자회사 OCI SE는 정비로 인한 발전량 감소와 함께 SMP(계통한계가격)가 100원대로 하락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했다. 이 회장은 “전기를 30% 가까이 소비하는 철강, 석유화학 등 산업계 가동률 저하로 인한 전력 수요가 감소했다”며 4분기에도 경기 부진 심화로 SMP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인 바이오매스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내년 초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개발사업 자회사 DCRE은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일대에 공급하는 시티오씨엘 6, 7단지의 성공적 분양으로 건설 진행이 본격화되며 전 분기 대비 매출 증가 및 흑자 전환했다. 이달 중 8단지(1348세대) 분양을 시작할 예정으로 분양 완료 후 추가적인 매출 확대 기여가 예상된다.
화학 자회사인 OCI주식회사는 전방위적인 시황 부진과 포스코 합작법인(피앤오 케미칼) 합병 과정에서의 적자 반영으로 실적이 약세를 보였다. 4분기엔 카본의 이연 매출 반영과 장기 침체했던 반도체 부분 시황 회복세에 따른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서 웨이퍼로 확장…수직계열화 강화

OCI홀딩스는 4분기부터 실적 개선화를 기대하고 있다. OCI테라서스 9월 재가동 이후 11월부터 원가 구조가 정상화되고 있어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미국의 OBBB 규제 중 PFE(금지외국기관) 규정이 내년부터 강력하게 적용되면서 회사가 “독특하고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폴리실리콘 가동률은 무조건 100%를 달성할 것”이라며 “미국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OCI홀딩스는 폴리실리콘 단순 판매에서 웨이퍼 가공·판매로 확장하며 사업 모델을 수직계열화로 전환한다. 당초 태양전지 투자를 고려했으나 미국의 갑작스러운 관세 부과로 전략을 웨이퍼 생산 시설 확보로 전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웨이퍼 시장 점유율의 약 95%를 중국이 차지하는 가운데, 중국이 PFE 대상 국가로 설정되며 내년도부터 글로벌 비중국산 웨이퍼 시장이 사실상 ‘공백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OCI홀딩스는 베트남 현지 기업과 웨이퍼 생산시설 공동 인수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베트남 정부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인이 완료되면 엔지니어링 및 설비 점검을 거쳐 내년 3분기 전후로 신규 공장 가동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비중국산 웨이퍼는 미국 태양전지 시장 점유율이 5%도 안 되지만 ITC(세액공제혜택)가 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현재 2.7GW인 캐파를 내년 말까지 5GW 이상으로 확대하고 폴리실리콘을 임가공해 웨이퍼로 공급하는 구조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폴리실리콘 사용 효율을 높여 같은 생산량에도 원가를 줄이는 최신 공법을 도입했다”며 “최소 원료로 높은 품질을 내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에서 AI인프라로…‘토탈 프로바이더’ 신사업

OCI홀딩스는 OCI에너지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인 AI 인프라 사업에 진출한다.
OCI에너지가 미국 텍사스 시장에서 글로벌 태양광 개발 사업으로 다진 4GW가 넘는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2026~2027년 ITC 최대 50% 적용 프로젝트에 선별적으로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AI데이터센터 인프라 스트럭처 사업자’로의 변신을 시도한다. 단순히 전기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용수 등 다른 인프라를 토탈로 제공하는 형태로 사업을 전환하겠다는 포석이다.
이 회장은 “기존의 유휴부지와 제조 공장을 AI 데이터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다수 고객사와 협의 중”이라며 “내년 초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현금 사용을 조심하고 스마트하게 해야 한다”며 “ITC 혜택이 좋은 프로젝트 1~2개 정도는 주도적으로 가져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 중 AI 인프라 사업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제조업 중심에서 발전·AI 인프라 중심의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기존 전력 인프라도 코어로 가져가면서 AI 데이터센터 중심의 에너지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OCI홀딩스는 작년과 올해 총 발행 주식의 4.5%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소각 완료하며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왔다. 이 회장은 “최근 14만 4000주에 대한 자사주 소각을 마쳤다”며 “내년에도 주주 이익에 부응하는 회사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