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정책 끝나기 전에 여행 다녀올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마음이 급했는데, 연장돼서 다행이에요. 내년 초에 하루 연차 써서 친구들이랑 2박 3일 상하이 여행 계획 중입니다” (양정규·27세)
중국 외교부가 올해 종료 예정이었던 한국 여행객에 대한 비자 면제 조치 시한을 내년 말까지로 연장한 가운데, 중국 여행 수요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본래 중국의 경우 5060세대 여행객들이 주로 찾는 여행지로 꼽혔으나, 이번 조치로 주말을 활용해 짧은 여행을 계획하는 젊은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여행업계는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中, 한국 무비자 조치 내년 말까지 1년 연장

7일 정부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지난 3일 한국과 일본 등 45개국을 대상으로 올해 말 예정된 비자 면제 조치 시한을 내년 12월 31일까지 확대하고, 스웨덴을 새롭게 무비자 대상 국가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의 일반 여권을 소지한 사람은 비즈니스나 관광, 친지·친구 방문, 교류 방문, 경우(환승) 등을 목적으로 30일 이내 중국에서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공산당 20기 4중전회(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 정신을 관철해 고수준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대외 왕래를 지속적으로 편리하게 하기 위해 무비자 정책을 연장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의 이러한 조치는 관광 산업 활성화를 통해 중국 내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부동산 침체와 소비 둔화가 겹치며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효과는 유의미했다. 중국 국가이민관리국 집계 결과, 올 상반기 전국 항구를 통해 중국에 입국한 외국인은 3805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2% 늘었다. 이 가운데 무비자 입국자는 1364만명으로 전년 대비 53.9% 증가하며, 전체 외국인 입국자 중 약 35.8%를 차지했다. 특히, 노동절 연휴 기간 무비자 입국자는 72.7% 급증하는 등 단기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중국 여행을 떠나는 국내 여행객도 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국의 비자 면제 조치가 시행된 이후 하나투어 전체 상품 중 중국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1분기 10.7% ▲2025년 2분기 19.9% ▲2025년 3분기 18.8%로 전년(1분기 6.7%·2분기 14.3%·3분기 16.6%) 대비 비중을 높여가며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증가세는 올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두투어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11월 5일까지 중국 지역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5% 상승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최근 한중 정상회담 등 긍정적 외교 이슈에 따라 4분기 중국 여행 수요는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특히, 비자 면제로 입국 절차가 간소해지며 주말을 활용해 여행을 떠나는 2030세대 여행객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모두투어 집계 결과 이달 젊은 관광객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은 상하이로 출발하는 상품의 예약률은 전년 대비 460% 증가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중국 내 인기 지역을 살펴본 결과, 중장년층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장가계, 백두산에 뒤를 이어 상하이와 청도가 상위를 차지했다”라며 “상하이와 청도는 무비자 시행 이후 2030세대 대상 중국 대도시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행업계 “4분기 실적에 거는 기대 커”

중국이 한국에 대한 무비자 입국 조치를 연장하며 관련 수요가 올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여행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행업계는 지난 3분기 여름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지진설과 캄보디아 사태 등이 잇따라 발생하며 휘청였다. 하나투어의 잠정 집계 결과 올 3분기 매출은 1233억원,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2.7%, 31.1% 감소했다. 3분기 전체 송출객도 93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 줄었다. 다음 주 실적 발표를 앞둔 모두투어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모두투어의 3분기 송출객 수는 28만명으로 전년 대비 31.2% 감소하며 이에 따른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하나투어는 측은 올해 추석 성수기 효과가 4분기로 이연한 데다 일본 지진설과 태국, 캄보디아 전쟁으로 인한 해당 지역 수요의 일시적 위축 효과로 기획 상품의 이용객 수가 감소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여행업계에서는 연말 대목을 앞두고 늘어나는 중국 여행에 대한 수요에 대비해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대응에 나선다.
먼저, 하나투어는 2030세대 직장인과 주말 여행객들이 부담 없이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상해 밤도깨비’ 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인천 또는 부산에서 출발하는 ‘[밤출발]상해 2박 4일 패키지’와 ‘상해 자유여행 2박 4일’ 에어텔’로 금요일 저녁 출발하여 월요일 새벽 귀국하는 상품 예약 시, 연차 사용 없이 상하이의 대표 랜드마크를 여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상하이 핵심 관광지를 둘러보고, 디즈니랜드 1일 자유 일정을 진행하는 ‘상해/디즈니랜드 2박 4일 패키지’도 준비했다.
모두투어도 중국 여행 수요 확대 흐름에 맞춰 자유여행부터 프리미엄 브랜드인 ‘모두시그니처’까지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이 중 2030세대와 가족 여행객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상하이 베스트셀러 상품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상하이 디즈니랜드를 포함한 패키지 상품이다. 디즈니랜드 자유이용권은 물론, 상하이의 대표 명소인 신톈디(新天地),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 탐방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남경로에서는 현지 특식으로 에그타르트 등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중국의 비자 제한 조치로 중국 여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해 비상계엄과 탄핵정국 여파 등으로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한 여행업계의 기대감이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