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즈가 플랫폼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해 크라우드펀딩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펀딩 프로젝트 개설부터 심사 언어 장벽 등 창업가(메이커)가 겪는 핵심 허들을 AI로 자동화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와디즈는 28일 이같은 AI 기술 도입 현황을 발표했다.

현재 와디즈가 AI 기술을 적용한 핵심 영역은 메이커 문의 해결 스토리 심사 자동화 다국어 번역 등 세 가지다.

가장 큰 성과를 낸 분야는 심사 과정이다. 지난해 11월 도입한 'AI 심사' 기능은 프로젝트 내 문구가 광고 심의 기준이나 정책에 맞는지 자동으로 점검한다. 메이커는 펀딩 오픈 전 최대 5회까지 AI 심사를 요청할 수 있고 결과는 약 15분 내로 확인 가능하다.

도입 1년 만에 전체 메이커의 82%가 AI 심사를 활용했고 메이커 당 평균 사용 횟수는 4.4회에 달했다. 이 기술 도입으로 기존 4일이 소요되던 평균 심사 기간은 단 하루로 크게 단축됐다. 프로젝트 준비 단계의 병목 현상이 해소된 것이다.

지난 7월 도입된 AI 상담 에이전트 'WAi' 역시 메이커 문의에 평균 84% 이상 정확도로 답변하며 상담 효율을 끌어올렸다. WAi는 단순 응대를 넘어 연내 '스토리 에이전트'와 '데이터 에이전트'로 진화한다.

스토리 에이전트는 펀딩 성공 프로젝트를 분석한 AI가 상세 페이지 서식을 만들고 메이커가 제품 이미지만 올리면 자동으로 스토리를 작성해주는 기능이다. 데이터 에이전트는 펀딩 현황과 사용자 유입 경로 등을 분석해 제공한다.

AI는 펀딩의 가장 큰 장벽인 언어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와디즈의 AI 번역 기능은 프로젝트 텍스트는 물론 이미지 내 텍스트까지 고품질로 자동 번역한다. 한국 메이커는 별도 작업 없이 영문 중문 프로젝트를 개설해 해외 서포터에게 제품을 알릴 수 있다.

반대로 중국 유럽 일본 등 해외 메이커의 국내 시장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사진=와디즈
사진=와디즈

와디즈의 이번 AI 도입은 단순한 효율화 작업을 넘어 플랫폼의 정체성을 바꾸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국내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들이 더 많은 후원자(서포터) 확보에 집중할 때 와디즈는 AI를 통해 '메이커 경험'을 혁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좋은 아이템은 있지만 마케팅 스토리 작성이나 복잡한 심사 규정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잠재적 메이커들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연내 적용될 '스토리 에이전트'는 이러한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AI가 단순 보조를 넘어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마케팅 콘텐츠를 직접 생성해주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는 와디즈가 메이커와 서포터를 연결하는 '단순 중개' 역할에서 메이커의 성공을 돕는 '지능형 솔루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와디즈 관계자는 "AI 기술을 통해 펀딩 과정이 한층 쉽고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누구나 간편하게 펀딩에 도전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플랫폼 고도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