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장비 기업 시스코가 자사의 협업 솔루션 웹엑스(Webex)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비서 ‘코파일럿’을 탑재하는 등 경쟁사들과의 전방위적인 ‘AI 동맹’ 전략을 선언했다. 특정 AI 기술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해 치열한 기업용 AI 협업툴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승부수다.

시스코는 9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행사 ‘웹엑스원 2025’에서 사람과 AI 에이전트 간의 새로운 협업 방식을 지원하는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솔루션을 공개했다고 1일 밝혔다.

발표의 핵심은 단연 개방형 생태계 전략이다. 시스코는 웹엑스 안에서 MS 365 코파일럿 검색 기능을 직접 사용하고 원드라이브 등 MS 파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통합했다. 반대로 MS 코파일럿 내에서도 웹엑스 회의 요약본을 검색할 수 있다. 적과의 동침을 통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사진=회사 제공
사진=회사 제공

이러한 행보는 MS 팀즈와 코파일럿을 중심으로 강력한 폐쇄 생태계를 구축하는 MS와 정반대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스코는 MS뿐만 아니라 아마존 Q 세일즈포스 지라 등 주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과의 연동을 대폭 강화해 웹엑스를 모든 AI 에이전트가 공존하는 ‘중립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투 파텔 시스코 최고제품책임자(CPO) 겸 사장은 “커넥티드 인텔리전스는 협업의 전 영역에 AI를 접목하는 것”이라며 “사람과 인공지능 간에 강력한 연결을 구축해 혼자서는 달성할 수 없는 성과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시스코는 자체 AI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회의 요약 기반으로 실행 항목을 자동 생성하는 ‘태스크 에이전트’ 오프라인 회의를 실시간 기록하는 ‘노트테이커 에이전트’ 등 업무 자동화를 위한 새로운 AI 에이전트 기능을 대거 선보였다.

또한 AI 기술의 부작용으로 떠오르는 딥페이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간 딥페이크 식별 기술을 웹엑스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음성 기술 기업 핀드롭 등과의 협력으로 회의 중 딥페이크나 합성 미디어가 탐지되면 주최자에게 즉시 알려주는 기능으로 2026년 1분기 출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