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패권 경쟁의 무대가 클라우드에서 개인 기기로 빠르게 옮겨가는 가운데 대한민국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민관정 합동 전략 논의가 본격화됐다. ‘온디바이스 AI’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팹리스 및 수요기업의 협력을 위한 R&D 지원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눈길을 끈다.
공공 정책 컨설팅 전문기업 GR 코리아는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실과 공동으로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온디바이스 AI를 통한 AI 혁신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와 퀄컴 마음AI 등 국내외 산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차세대 AI 시대를 위한 정책 방향과 산업 전략을 논의했다. 서울 여의도 GR 코리아 세미나실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이규봉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과 과장, 김남희 광주시 AI반도체 과장, 안정상 전 더불어민주당 AI 위원회 위원 및 중앙대학교 교수, 이주남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연구원, 이석준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선임연구원, 김민식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원, 문주윤 GR 코리아 운영총괄, 이원철 숭실대학교 교수, 강경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위원, 구태언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 부의장, 최홍섭 마음AI 대표, 김상표 퀄컴 본사 부사장 겸 한국사업총괄 부사장, 정철호 퀄컴코리아 전무 등 약 10여 명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거대 데이터센터의 클라우드 AI에서 스마트폰 PC 등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로 넘어가고 있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했다. 온디바이스 AI는 데이터 전송 없이 기기 내에서 즉각적인 AI 연산이 가능해 속도가 빠르고 개인정보보호에 유리하며 통신이 불가능한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장점이 있다. 이는 한국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시스템 반도체 특히 AI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K신화’를 쓸 기회이기도 하다.
정부 역시 이 같은 패러다임 변화를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다. 이규봉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과 과장은 “AI 패러다임이 온디바이스 AI로 이동함에 따라 AI 반도체 수요도 기존 범용 고성능 중심에서 수요 맞춤형 최적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수요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간 협력 기반의 R&D 지원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와 학계도 온디바이스 AI가 가져올 혁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원철 숭실대학교 교수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의 실시간 번역 기능은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도 즉각적이고 안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러한 기술은 IoT 기기나 로봇으로 확장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의 김상표 부사장도 “퀄컴은 전력과 비용 효율적인 AI 추론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최첨단 엣지 AI 솔루션으로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강화하고 파트너들이 다양한 산업에서 제품 적용 범위를 넓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주윤 GR 코리아 운영총괄도 “이번 논의가 향후 정책과 산업 전략 수립에 의미 있는 참고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해 공정한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논의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