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이나 폭우 같은 악천후가 대면 소비를 중심으로 지출을 위축시켜 전체 카드사용액을 최대 7%까지 감소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외부 활동이 많은 금요일과 토요일에 비가 내리면 소비 감소 폭은 더 커졌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한파와 여름철 폭염의 영향으로 연간 민간소비 증가율이 0.09%포인트(p)가량 둔화한 것으로 추정했다.
29일 한국은행 조사국은 ‘고빈도 데이터를 통해 본, 날씨 및 요일의 소비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이 2023년 1월부터 일별 카드사용액을 분석한 결과 일 최고기온이 35℃ 이상인 ‘폭염’이 발생한 날 카드사용액은 평상시보다 7% 줄었다. 일 강수량 20㎜ 이상인 날에는 6%, 일 최고기온이 0℃ 이하인 ‘한파’ 시에는 3% 감소했다.
이는 외식 등 대면서비스와 오프라인 쇼핑 지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특히 강수 시 대면서비스 지출은 9%, 오프라인 쇼핑은 6%씩 감소했다. 한파 시에는 대면서비스가 6%, 오프라인 쇼핑이 3% 줄었고 폭염 시에는 대면서비스 지출이 5% 감소했다. 반면 전자상거래(온라인 쇼핑)는 날씨 변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받지 않았다.
요일별 소비 패턴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전체 카드사용액은 금요일에 가장 많았으며 지출 구성을 보면 월~목요일에는 온라인 쇼핑(29%)과 영업일 관련 지출(19%) 비중이 높았다.
다만 주말엔 쇼핑·외식 등 대면 소비 비중이 50~51%로 절반 이상이었다. 이 때문에 대면 소비가 가장 활발한 금요일과 토요일에 비가 오면 소비 위축 효과가 더 컸다. 다른 요일에 비가 오면 전체 카드사용액이 6% 줄었지만 금·토요일에는 감소 폭이 8%로 확대됐다.
악천후로 미뤄졌던 소비가 날씨가 맑아진 뒤 늘어나는 ‘펜트업 효과’도 일부 확인됐다. 토요일에 비가 내렸다가 일요일에 맑아지면 일요일의 카드사용액은 주말 내내 맑았던 일요일보다 1.3% 더 많았다. 특히 음식점(3.0%), 쇼핑(2.0%) 등 대면 소비 부문에서 증가세가 뚜렷했다.
한은은 올해 예년보다 잦았던 한파와 폭염이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1분기 한파와 여름철 폭염이 민간소비 증가율을 각각 0.03%p, 0.15%p씩 총 0.18%p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같은 기간 비는 평년보다 적게 내려 소비를 0.09%p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를 모두 고려한 기상 여건의 순 영향은 -0.09%p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