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이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에 속도를 낸다. 인공지능(AI)‧가상현실(VR) 등 최신 기술을 앞세워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만들겠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들은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 참가해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기업 모델을 제시했다.
개막 영상으로 메시지를 전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사회적 가치 페스타는 단순한 대화의 장이 아니라, 기업이 사회적 가치의 본질을 체감하고 시민사회와 함께 더 효과적인 해법을 찾는 공동의 학습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사회문제에 대해 문제를 일으키는 곳에 규제하고, 벌을 주는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지금은 문제를 해결하는 곳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사회문제 현황과 해결 성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한 성과 기반 보상 구조를 제도화해야 지속가능한 변화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특명! HBM을 공급하라!

행사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보인 부스는 SK하이닉스였다.
SK하이닉스는 AI 기반 사회공헌 활동과 사회적 가치 창출 사례를 소개하는 한편, 자사 핵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활용한 체험형 게임을 마련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복잡하게만 느껴졌던 반도체 기술을 게임을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꾸민 것이 특징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와 ‘AI 포 임팩트(AI for Impact)’ 세션을 열고 사회적 기업과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AI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세대 간 격차를 줄이고 사회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겠다는 구상이다.

현장에서는 다양한 사례도 공개됐다. ▲이주민의 자립을 지원하는 AI 기반 일자리 창출 모델 ‘AI 데이터플래닛(어노테이터 양성)’ ▲고령화 사회를 위한 디지털 복지 실험 ‘ICT 해피에이징’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사회혁신 플랫폼 ‘SPARK(청년창업파크) 공모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현장에서 만난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을 비롯한 다양한 소재로 부스를 구성해 SK하이닉스만의 정체성을 알리고자 한다”며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기술과 사회적 가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AI 격차 해소를 위한 SKT의 노력

SK텔레콤은 자사 ESG 비전인 ‘두 더 굿 인공지능’(DO THE GOOD AI)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AI를 활용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활동을 소개하며 ‘대한민국 대표 AI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시 부스는 ▲1인 가구 안부 확인 서비스 ‘AI Call’ ▲발달장애인 돌봄을 지원하는 비전 AI 기반 ‘CareVia’ ▲AI 재활용 지원 서비스 ‘GOOD AI_REcycle’ ▲도서산간 청소년 대상 AI 코딩 교육 ‘행복 AI 코딩스쿨’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 ‘FLY AI’ 등으로 구성됐다.
전시 공간 자체도 ESG 메시지를 담았다. 철골 구조와 패브릭, 무코팅 목재 등 친환경 자재만을 사용해 만들어진 부스는 단순히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닌, 환경과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엄종환 SK텔레콤 ESG추진실장은 “이번 페스타에서 SK텔레콤 ESG 비전인 DO THE GOOD AI의 방향성과 실제 추진 중인 프로그램을 보여드리는 데 의미를 뒀다”며 “비즈니스와 ESG 영역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AI 세상 구축과 고객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뇌전증은 함께 살아가는 병입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인식 개선을 위해 VR을 활용한 특별 부스를 운영했다. VR 기기를 쓰자 뇌전증 환자의 시각이 눈앞에 펼쳐졌다. 발작이 일어날 때 주변 환경이 어떻게 보이는지 직접 경험하고, 응급처치법을 배우는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SK바이오팜이 판매 중인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는 올해 2분기 미국 시장에서 분기 매출 1억달러를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부스 운영도 치료제 성과와 더불어 사회적 인식 개선 활동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참가자들은 “생각보다 실제 같아 놀랐다”, “대처법을 침착하게 몸으로 익힐 수 있어 유익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체험을 통해 뇌전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2회 사회적가치페스타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열렸으며, 사회적 기업부터 대기업까지 국내 3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일본 소프트뱅크, 유럽 VBA 등 글로벌 사회혁신 리더 350여 명과 시민·학생 1만여 명도 함께해 뜻을 더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사회적가치 페스타는 기술과 파트너십, 공감과 실행을 한데 모아 협력하는 열린 플랫폼”이라며 “기업, 정부,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들을 모아 향후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데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