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 출처=메리츠화재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 출처=메리츠화재

메리츠금융지주가 정부의 감액배당 과세안에도 불구하고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한다.

대주주 과세에 해당하는 사안이라 일반 주주는 비과세 혜택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감액배당은 그동안 이익의 분배(이익잉여금에서 배당)가 아닌 출자금의 회수(자본준비금 등 납입자본을 감액해 주주에게 배당)로 여겨져 배당금 전액에 대해 세금 및 건보료 등이 부과되지 않았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2년 6000억원, 2023년 2조1500억원의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총 2조75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고 이를 활용해 2024년 4483억원, 올해 2407억원 등 약 6890억원의 감액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을 전액 비과세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은 13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 정책은 일반 주주 중심의 의사결정을 원칙으로 한다"며 "감액배당 과세는 대주주 대상이어서 기존 정책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선 "주가가 적정 가치 이하로 내려가면 일별 매입량을 확대한다"며 "지난 6월 말 과도한 저평가 구간으로 판단해 총 매입 규모를 늘리고, 이에 맞춰 일별 매입량도 늘렸다"고 밝혔다.

다만 김 부회장은 "저평가가 해소되면 증액분이 남아 있어도 매입량을 원복한다"고 부연했다.

홈플러스 익스포저에 대해서는 대주주의 자구 노력과 M&A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채권 회수에 유리한 방향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오종원 메리츠금융 CRO는 "계열사 간 충당금 적립 기준을 보수적으로 통일하면서 일부 준비금을 충당금으로 전환했다"며 "홈플러스 신내점 매각 대금이 반영되는 3분기에는 105억원 충당금이 환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 M&A 방향성이 오는 9월 말 전후로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1조358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직전 최대치였던 지난해 상반기 1조3275억원보다 2.3% 늘어났다.

자산 총계는 124조2453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업계 최고 26.3%다.

메리츠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7376억원으로 역시 사상 최대를 시현했다.

이같은 역대 최대 실적은 메리츠화재의 투자손익 증가, 메리츠증권의 견조한 기업금융 실적 및 자산운용 실적 개선 등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메리츠화재 상반기 순이익이 9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 다만 분기 기준으로는 5247억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

메리츠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44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