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세계 최대 콘텐츠 제국 디즈니와 손을 잡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결정적 승부수를 던졌다. 양사는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마블 스타워즈 등 핵심 지식재산(IP)에 대한 글로벌 콘텐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콘텐츠 공급 계약을 넘어 웹툰이라는 포맷이 글로벌 메인스트림 콘텐츠 반열에 올랐음을 상징하는 기념비적 사건이다. 협업을 통해 디즈니와 마블 스타워즈 20세기 스튜디오의 대표 작품 약 100편이 세로 스크롤 방식의 웹툰으로 재탄생한다.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플랫폼 '웹툰(WEBTOON)' 영어 앱에 신설되는 디즈니 전용관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선보이는 작품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어벤져스> <스타워즈> <에이리언> 등 이름만으로도 팬들을 설레게 하는 블록버스터급 라인업이다. 기존 작품의 웹툰화뿐만 아니라 디즈니 IP를 활용한 새로운 오리지널 웹툰 시리즈 제작도 함께 추진된다.

이번 협력의 이면에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패권을 둘러싼 치열한 전략적 계산이 깔려있다. 네이버웹툰 입장에서 이번 계약은 북미 시장에서 맹추격해오는 경쟁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따돌리고 글로벌 1위 지위를 굳히는 결정타다. 디즈니라는 압도적 IP를 독점적으로 확보함으로써 플랫폼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게 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몇 개의 작품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플랫폼 자체의 브랜드 가치를 격상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사진=네이버웹툰
사진=네이버웹툰

반대로 디즈니에게 네이버웹툰은 미래의 주력 소비층인 Z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창구다.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하는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와 달리 웹툰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새로운 스토리나 캐릭터에 대한 시장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비중이 작았던 캐릭터를 웹툰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기를 얻는다면 이를 다시 영화나 드라마로 확장하는 IP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네이버웹툰 김용수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20세기 스튜디오의 전설적인 유명 작품들을 모바일 세대에 최적화된 웹툰 포맷으로 선보이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디즈니와의 협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디즈니와 함께 전 세계 팬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네이버웹툰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디즈니 소비재 사업 부문 비즈니스 개발 및 신규 사업 총괄 수석부사장 다니엘 핑크는 “이번 협업을 통해 디즈니의 인기 프랜차이즈 세계관을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업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며 “웹툰에 애정을 가진 글로벌 팬들과 깊이 소통하는 한편,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디즈니 스토리텔링을 경험할 미래의 팬들을 맞이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