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이종포 상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집약한 마이크로 RGB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이종포 상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집약한 마이크로 RGB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글로벌 TV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출시하며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세계 최초로 출시한 ‘마이크로 RGB TV’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로 RGB TV만의 독보적 기술”

이종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상무가 '마이크로 RGB TV'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이종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상무가 '마이크로 RGB TV'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삼성전자는 12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마이크로 RGB TV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자사의 기술 경쟁력을 공개했다.

마이크로 RGB TV는 115형 대형 스크린에 마이크로 사이즈 적색·녹색·청색(RGB) LED를 초미세 단위로 배열한 ‘RGB 컬러 백라이트’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LED TV가 백색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RGB를 활용해 각 색상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특히 RGB LED 칩 크기를 10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줄인 ‘마이크로 RGB’ 기술을 통해 색상과 밝기를 한층 정교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세밀하게 구분하는 로컬 디밍 효과가 극대화돼 명암 표현력이 향상된다.

외부 인증 기관으로부터 검증도 완료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이 제정한 색 정확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BT2020 면적률 100%를 달성, 독일 시험·인증 전문 기관 VDE로부터 ‘Micro RGB Precision Color’ 인증도 받았다.

핵심 경쟁력은 ▲마이크로 RGB 기술 ▲AI 엔진 ▲정밀 컬러 기술 ▲글레어 프리 등 네 가지다. AI 기술 기반의 컬러 최적화 엔진인 ‘Micro RGB AI 엔진’을 탑재해 AI가 영상 콘텐츠의 화질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색감을 조정하며 더욱 생생하고 몰입감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 AI 업스케일링 프로 ▲ AI 모션 인핸서 프로 ▲ Micro RGB 컬러 부스터 프로 ▲Micro RGB HDR+ 기능이 탑재됐다. 글로벌 인증기관 UL로부터 인증받은 글레어 프리 기술은 외부 조명이나 햇빛으로 인한 빛 반사를 줄여 눈부심을 차단하고, 낮에도 선명하게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이종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상무는 “마이크로 RGB TV는 기존 TV보다 135% 향상된 색재현률을 구현한다”며 “OLED가 자발광 소재로 블랙 표현에 강점이 있다면, 마이크로 RGB는 절대적인 색표현력과 밝기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LED 적용…프리미엄 시장 선도”

삼성전자 모델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집약한 마이크로 RGB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집약한 마이크로 RGB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CES2025에서 해당 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중국 기업인 하이센스도 지난 3월 자국 시장에 ‘RGB 미니 LED TV’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출하량 기준 중국 주요 TV 제조사의 합산 점유율은 31.3%로, 삼성전자와 LG전자(28.4%)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한국 기업이 강세를 보여온 프리미엄 TV 시장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하이센스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14%에서 20%로, 매출 기준 점유율은 13%에서 17%로 상승했다. TCL 역시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13%에서 19%로, 매출 기준 점유율이 13%에서 16%로 늘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 1위를 지켰지만 점유율이 1년 새 11%포인트 하락했다. LG전자도 점유율이 23%에서 16%로 떨어지며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마이크로 RGB TV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마이크로 RGB TV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이 상무는 “삼성전자의 가장 큰 강점은 마이크로 LED가 적용이 됐다는 것”이라며 “(경쟁사들에 비해)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을 115형 모델로 선보이며 출고가는 4490만원이다.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 등 해외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출시 예정이다.

이 상무는 “RGB TV는 풍부한 색감과 밝기를 구현하는 만큼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115인치로 첫선을 보였다”며 “내년에는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태용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마이크로 RGB TV는 디스플레이 기술의 본질인 빛과 색을 가장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초대형·초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TV의 기술 초격차 전략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