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분량의 홈쇼핑 방송을 전부 시청할 시간이 없는 소비자들이 ‘요약본’에 열광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방송의 핵심 장면만 골라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숏폼)으로 보여주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이는 모바일 쇼핑 시장의 패러다임이 검색에서 ‘발견형 쇼핑’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다.
모바일 홈쇼핑 플랫폼 홈쇼핑모아를 운영하는 버즈니는 AI가 홈쇼핑 방송의 주요 장면을 요약해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영상’ 기능이 상품 구매전환율을 최대 3배까지 끌어올렸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홈쇼핑모아가 올해 초 자체 개발한 ‘숏폼 AI’ 기술을 앱에 적용한 뒤 최근 한 달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에 따르면, 하이라이트 영상을 시청한 이용자의 구매전환율은 일반 이용자보다 평균 1.96배 높았다. 특히 효과가 가장 극적으로 나타난 분야는 ‘방송 예정 상품’이었다. 본방송 예고 상품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본 이용자들은 일반 이용자보다 구매 의향이 2.98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들이 긴 방송을 기다리기보다, 짧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미리 상품 정보를 파악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쇼핑 패턴이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숏폼 효과’는 지난 방송(1.9배)과 현재 진행 중인 생방송(1.73배)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 영상 콘텐츠의 소비 방식이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AI 기술이 있다. 버즈니의 ‘영상 하이라이팅’ 기술은 1시간 분량의 영상에서 쇼호스트의 멘트, 상품 시연, 시각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핵심 구간을 자동으로 추출한다. 버즈니는 해당 기술 관련 논문이 세계적인 AI 학회(EMNLP)에 채택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며, ‘에이플러스 숏폼AI’라는 서비스로 만들어 신세계라이브쇼핑 등 주요 커머스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와 이커머스 플랫폼이 숏폼 콘텐츠 강화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CJ온스타일, 롯데홈쇼핑 등 주요 홈쇼핑사들은 모바일 앱 전면에 숏폼을 배치하며 ‘숏핑(숏폼 쇼핑)’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와 쿠팡 등 거대 플랫폼 역시 ‘클립’, ‘라이브 숏츠’ 등을 통해 숏폼 커머스 시장에 깊숙이 뛰어들었다.
결국 누가 더 정교한 AI 기술로 소비자의 시선을 단 1분이라도 더 붙잡아 두느냐가 치열한 모바일 커머스 경쟁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된 셈이다.
홈쇼핑모아 관계자는 “영상 하이라이팅 기술이 이용자의 편의를 넘어 실질적인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앞으로 더 많은 홈쇼핑사와 협력해 AI 기반의 숏폼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