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과업계가 기록적인 무더위를 기점으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 2분기 예년보다 잦은 비로 실적이 주춤했지만, 7월 폭염 특수와 신제품 강화 전략이 맞물리면서 기회를 맞았다.
2분기 비우호적 날씨에 실적 주춤
11일 업계에 따르면, 더위가 찾아오는 2분기는 빙과업계의 성수기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보다 덜 더운 날씨와 잦은 비 탓에 기대만큼 견조한 실적을 내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롯데웰푸드가 올해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웰푸드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6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동기와 비교해 1.9% 증가했으나, 국내 빙과 사업 부분 매출만 떼어놓고 보면 1818억원으로 7.5% 감소했다. 강우일수가 25일에서 43일로 늘어나는 등 비우호적 일기 영향에 따라 빙과 매출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빙그레는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IBK투자증권은 빙그레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0% 줄어든 354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으며, 하나증권 또한 21.9% 감소한 3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iM증권은 빙그레 영업이익으로 8.2% 줄어든 412억원을 제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빙과류는 날씨에 민감하다”며 “올해 2분기는 예년보다 비가 잦아 더위가 길게 이어지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았다”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얼었던 빙과 시장 녹을까
그러나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7월부터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빙과 제품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여기에 빙과업계가 성수기를 겨냥해 신제품 공세를 강화한 것도 한몫했다. 특히 올해는 기존 주력 제품의 맛(플레이버)을 다양화하거나, 당 함량을 낮추고 ‘제로(0)’로 만들어 선보이는 등 어느 때보다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됐다.
실제 롯데웰푸드는 올해 대표 아이스크림 브랜드 ‘설레임’의 라인업을 대폭 늘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설레임 밀크쉐이크 저당’부터 ‘설레임 엔제리너스 저당’, ‘설레임 말차’, ‘설레임 쿨리쉬 바닐라’까지 다양한 맛을 추가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힌 결과, 롯데웰푸드의 주력 제품 ‘설레임’의 7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이같은 계절적 요인과 함께 소비자들 취향에 따른 플레이버 확대와 신선한 마케팅 프로모션 전략을 구사하며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소비자 발길이 다시 아이스크림 매대로 향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동안 아이스크림은 고당류와 대체 감미료 탓에 건강과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강했다. 여기에 베이커리·음료·HMR(가정간편식) 등 대체 디저트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소비자 관심이 점차 분산됐다. 그러나 최근 폭염과 함께 저당·제로(0) 제품 확대, 이색 플레이버 출시 등이 맞물리며 빙과업계에겐 드문 재도약 기회가 찾아왔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10년 전 전성기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5년 2조129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했다. 2019년부터는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으나 2015년 규모를 넘어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라인업 확장과 마케팅 강화 계속된다
이같은 흐름 속 빙과업계는 적극적인 라인업 확장과 마케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양사 모두 당 함량을 줄이거나 ‘제로(0)’로 만든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시장 트렌드를 신속히 반영해 신제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웰푸드는 ‘월드콘’의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하며 저당·말차 등 트렌드 소재를 접목해 MZ세대 소비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맞춰 브랜딩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설레임’ 역시 트렌드를 선반영해 청량 타입을 출시하는 등 시즌 수요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빙그레도 올해 저당 아이스크림 ‘딥앤로우’를 선보이고 아이돌 가수 장원영을 모델로 내세웠다. 코미디언 문상훈을 모델로 발탁해 ‘팝콘 붕어싸만코’도 론칭했다. 지난달에는 두 가지 과일 맛 담은 아이스크림 ‘밀키프룻’ 2종을 출시했다. 이외에도 빙그레 계열 아이스크림 업체 해태아이스는 ‘바밤바이트 미니’, ‘부라보 바닐라 라이트’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폭염 특수로 단기 매출 반등이 가능해진 만큼, 이를 장기 성장으로 연결하려면 건강 지향 제품과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가 필수”라며 “무더위가 이어지는 동안 야심차게 준비한 신제품들과 마케팅 전략을 계속해서 시장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