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 계열사로 새롭게 출발한 아워홈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 인수 협상에 나서면서 업계 판도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수가 성사되면 아워홈은 삼성웰스토리와의 격차를 단숨에 좁히며 굳건하던 국내 단체급식 시장의 구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다만 범LG가(家) 구내식당 입찰 경쟁 등 넘어야 할 변수도 적지 않다.
아워홈, 신세계푸드 인수로 판도 흔들까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최근 신세계푸드와 단체급식 사업 관련 자산 매각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양측 모두 회계법인을 선임하고 실사 작업에 착수했으며, 현재 협상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금액은 1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는 아워홈이 한화그룹 체제로 편입된 이후 처음 공식 검토하는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확장하고 단체급식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기준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가 28.5%로 업계 1위, 아워홈이 17.9%로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현대그린푸드(14.7%), CJ프레시웨이(10.9%), 신세계푸드(7.0%) 등이 분점하고 있는 구조다. 기업간거래(B2B) 특성상 시장점유율 순위에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인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아워홈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을 인수할 경우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아워홈과 신세계푸드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24.9%로, 삼성웰스토리와 격차가 3.6%포인트 가량으로 좁혀진다. 여전히 삼성웰스토리가 앞서있어 당장 판도가 뒤바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충분히 극복 가능한 격차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매출을 비교해 봤을 때도 아워홈의 신세계푸드 급식사업 인수는 삼성웰스토리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급식사업과 식자재공급사업을 합친 삼성웰스토리의 총 매출은 3조1818억원이다. 같은 기간 아워홈은 2조24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단체급식 사업만 떼어놓고 보면 매출 격차는 더욱 좁혀진다. 삼성웰스토리의 경우 지난해 용역(급식) 매출이 1조8561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워홈의 단체급식과 외식을 포함한 식음료 매출은 1조2126억원이며, 이 중 대부분은 단체급식에서 발생한다. 용역 매출은 1조2410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매출 격차는 6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수 합병이 성사되면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물량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점유율 측면에서도 매출 측면에서도 매번 업계 2위였던 아워홈이 1위인 삼성웰스토리와 견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LG가 리스크’ 등 넘어서야 할 변수도

다만 그동안 아워홈의 전유물로 취급된 범LG가(家) 구내식당들이 이달을 기점으로 시장에 대거 풀릴 가능성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아워홈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회장이 세웠다. 2000년 계열분리가 이뤄졌으나, 범LG가 소속으로 인식되며 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 등 관계사 급식 일감을 오랫동안 독차지해왔다.
그러나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편입되면서 올해부터는 구내식당 운영사업자 선정 경쟁입찰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워홈이 맡아온 범LG가 구내식당 물량은 약 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입찰을 따내지 못할 경우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범LG가 구내식당은 아워홈의 안정적인 매출 기반이었지만, 한화 편입 이후 입찰 경쟁에 노출되면 상당 부분을 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신세계푸드 인수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더라도 범LG가 물량을 방어하지 못하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을 인수하더라도 삼성웰스토리와의 격차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우선 아워홈은 국내 신규 수주를 통한 급식사업 성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정부가 민간 기업에 군 위탁 급식을 전격 개방함에 따라 군 급식과 중소기업집단을 중심으로 급식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군 인원의 약 15% 정도가 대상이며, 전군으로 민간 급식이 확대되면 총 인원 38만6000명, 예상 시장 규모는 약 2조2000억원의 신규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워홈은 올해에만 총 10건의 군급식 수주를 입찰했다. 이와 함께 국내 인구 증가 정체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해외 시장 진출에도 주력 중이다.
결국 ‘신세계푸드 단체급식 사업 인수’와 ‘범LG가 리스크 극복’, ‘군급식 시장과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 등이 아워홈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워홈과 신세계푸드 측은 M&A와 관련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