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들이 공격적 가격 정책을 바탕으로 기존 질서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30일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업체들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거의 2배 증가한 5.1%를 기록하며 신기록을 달성했다. 판매량 역시 91% 급증하며 중국 브랜드들의 유럽 진출 가속화가 뚜렷이 확인됐다.
BYD의 성과가 특히 주목할 만하다. 1월부터 6월까지 7만50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6월 한 달에만 1만5565대를 기록하며 스즈키, 미니, 지프를 제치고 25개 최고 판매 브랜드에 진입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공격적 확장 전략이 시장 침투력 확대로 직결된 결과다.

샤오펑도 상반기 8338대 판매를 통해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중국 고급 자동차 브랜드로 부상했다. 체리자동차 산하 재쿠와 오모다, 립모터, 엑스펑 등 중국 브랜드들의 전방위적 진출이 유럽 시장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폭스바겐이 테슬라를 제치고 유럽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폭스바겐은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13만5427대를 판매해 테슬라의 10만9262대를 상회했다. ID.4, ID.7, ID.3 등 다양한 세그먼트를 아우르는 전기차 포트폴리오가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반면 테슬라는 유럽 시장에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전체 시장 점유율이 2024년 상반기 2.4%에서 1.6%로 크게 축소됐으며, 전기차 시장에서도 폭스바겐그룹(28%), 스텔란티스(11%), BMW그룹(10.3%)에 이어 4위로 밀려났다.
유럽은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힌다. 미·중 간 공급망 갈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최전방 격전지로 인식된다. 미국 진출이 사실상 제한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포화 상태인 자국 시장을 벗어나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유럽을 선택한 배경이다.
미국 역시 유럽연합을 상대로 자국 자동차의 무관세 수출을 시도할 정도로 유럽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도 유럽 진출을 강화하는 추세다.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아시아는 도요타가 오는 2028년부터 체코 자회사를 통해 연간 10만대 규모 전기 SUV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도요타의 유럽 내 전기차 제조는 이번이 처음으로, 내년까지 C-HR+ SUV, 신형 bZ4X 등 전기차 14종을 유럽 시장에 출시할 방침이다.
폭스바겐그룹 측은 "'모두를 위한 전기차'라는 전동화 전략 하에 다양한 세그먼트를 아우르는 폭넓은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