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로고가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애플페이 로고가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아이폰 사용자들도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카드 없이 탈 수 있게 됐다. 현대카드를 제외하고 그동안 수익성 문제로 애플과의 제휴를 미뤄온 카드업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티머니·현대카드가 업무협약(MOU)을 맺고 한국에서 애플페이 교통카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아이폰 사용자는 이날부터 실물 교통카드를 휴대하지 않아도 애플지갑 앱에 티머니 카드를 추가한 뒤 아이폰ㆍ애플워치를 버스·지하철 승하차 단말기에 태그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국내 출시 2년 4개월 만에 티머니 교통카드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삼성페이와 달리 휴대폰 결제의 핵심인 교통카드 기능이 빠져있어 ‘반쪽짜리 사업’란 지적이 따라다녔던 애플페이는 이번 서비스 개시로 SNS상에서 아이폰 유저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애플페이' 앱의 '교통카드' 탭에서 '티머니'를 추가하면 된다. 추가 후 1만원, 3만원, 5만원 등 일정 금액을 선불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우선은 선불형 교통카드만 지원하고 후불 교통카드, 기후동행카드, K패스는 지원되지 않지만 자동충전 모드를 활용할 수 있다. 자동 충전 기능을 활용하면 사실상 후불 교통카드처럼 교통카드 잔액 부족 걱정 없이 이동할 수 있다. 티머니는 후불 기능은 추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충전 수단은 애플페이에 등록된 현대카드로 한정된다. 현대카드가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애플페이와 제휴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회원이 애플 지갑에 티머니를 추가하면 잔액이 부족할 때 애플페이에 추가된 현대카드로 금액을 충전하거나 자동 충전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단 모바일 티머니 앱에서는 다른 결제 수단을 통한 충전도 가능하다.


애플페이 도입、 현대카드 ‘유일’

현대카드 사옥. 출처=현대카드
현대카드 사옥. 출처=현대카드

주목할 만한 점은 애플페이를 도입한 국내 카드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하다는 사실이다. 현대카드만 지난 2023년 3월 Apple Pay 서비스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Apple Pay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외에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는 국내 카드사들이 수수료 및 비용 문제로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애플과의 제휴를 꺼려왔기 때문이다.

우선 카드사가 애플페이에 줘야 되는 수수료 문제가 있다. 애플페이는 수수료율이 국가마다 다른데 미국은 2.15% EU는 0.5% 정도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과 동일한 수수료 수준을 가정했을 때 애플페이는 약 340억, 삼성페이는 약 1000억 정도 수수료를 받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애플페이 도입을 위해서는 단말기 교체 비용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애플페이 도입에 필요한 NFC 단말기 보급률은 전체 가맹점의 약 10% 밖에 안된다. 김상봉 교수는 “보통 단말기 교체 비용을 보통 가맹점하고 소상공인하고 반반 부담한다”며 “시장에 진출을 하려면 원래 진출을 하는 업체들이 돈을 부담하고 들어오는게 맞는데 오히려 돈을 받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카드업계가 수익성 보다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애플페이 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휴대폰 제조사 간편 결제 이융 금액 규모는 90조원 정도 된다. 김상봉 교수는 “지금까지 애플페이 도입 결과를 분석해보면 당기 순이익이나 매출이 유의하게 증가하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효과는 분명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