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가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단순 유통망을 넘어 기술과 플랫폼을 제공하는 핵심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아리랑TV와 손잡고 북미 FAST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하는 의미 있는 사건이다.
LG유플러스는 아리랑국제방송과 글로벌 방송 유통 확대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21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LG유플러스가 아리랑TV의 방송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은 중장기 협력의 공식화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북미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시장 공략이다. FAST는 광고를 보는 대신 콘텐츠를 무료로 즐기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유료방송과 OTT에 지친 북미 시청자들을 빠르게 흡수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신흥 플랫폼이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의 ‘LG채널’에 아리랑TV 전용 채널을 신설해 국내 공공미디어 기반으로는 최초의 한국 FAST 채널을 북미에 선보인다.
이는 전통적인 위성 송출에 의존해온 아리랑TV에게 새로운 세대의 시청자를 만나는 결정적 통로를 열어준다는 의미가 있다. 동시에 LG유플러스에게는 자사의 플랫폼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K콘텐츠의 글로벌 유통 허브가 되겠다는 B2B 사업 전략의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양사의 협력은 단순한 채널 입점을 넘어선다. LG유플러스의 AI 기술력을 활용해 음성인식 실시간 번역 자막 자동 생성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아리랑TV 콘텐츠에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언어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춰 K콘텐츠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 향후 IPTV 위성방송 OTT 등 다른 플랫폼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크다.

또한 아프리카 중남미 등 아직 K콘텐츠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지역으로의 확장도 함께 추진한다. 기존 아리랑TV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LG유플러스의 위성 인프라와 마케팅 역량을 결합해 위성과 IP 기반이 합쳐진 하이브리드 송출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고객그룹장(전무)은 “통신망 플랫폼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콘텐츠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실질적으로 돕는 유통 파트너가 되겠다”며 “FAST 및 위성 기반 유통 모델 고도화를 통해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정 아리랑TV 대표는 “이번 협력은 공공미디어로서 아리랑TV의 글로벌 위상 강화는 물론 기술 기반 콘텐츠 유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며 “LG유플러스와 함께 더 많은 글로벌 시청자에게 대한민국의 다양한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