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마는 폭우처럼 쏟아지는 경우가 많아 레인부츠를 착용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레인부츠의 디자인도 다양해져 패션 아이템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발이 젖는 불편함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기도 하는 레인부츠이지만, 그 특성상 장기간 착용은 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레인부츠는 일반 신발에 비해 무겁고, 발목을 지지해주는 기능이 떨어져 발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고무나 합성수지로 만들어져 무게가 상당하며, 신발이 무거우면 뒤꿈치를 제대로 들지 못해 땅에 끌게 되거나 발바닥 전체로 쿵쿵 걷게 되면서 발에 무리가 가해진다. 이러한 잘못된 보행은 발과 발목에 과도한 힘을 주게 되어 결국 발목과 무릎 관절, 인대에 압박을 줄 수 있다.

레인부츠는 뛰어난 방수 기능에도 불구하고 통풍이 원활하지 않아 신발 내부에 땀이 차기 쉽다. 습하고 밀폐된 환경은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조건을 제공하여 무좀이나 습진과 같은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맨발로 레인부츠를 착용하거나 부츠 안에 물이 들어가는 경우 이러한 위험은 더욱 커진다. 발 건강을 위해서는 레인부츠 착용 시 발이 습해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착용 후에는 발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에 따라 발 전용 파우더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신향병원 노경선 대표원장
우신향병원 노경선 대표원장

발바닥이 지면에 닿을 때 발이 받는 충격이 골고루 분산되지 않아 발과 다리에 통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 뼈에서 발가락까지 이어지는 섬유띠인 족저근막에 미세 손상 및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레인부츠는 발의 아치를 제대로 지지하지 못하고, 딱딱한 바닥은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족저근막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준다. 발꿈치 안쪽에서 통증이 발생하며 아침에 일어나 처음 몇 발짝을 디딜 때 발뒤꿈치 부위에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다가 활동하면서 점차 통증이 줄어드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평발이거나 발의 아치가 낮은 경우 레인부츠 착용 시 발생 위험이 증가하므로, 부드러운 쿠션감과 함께 아치를 지지해주는 기능성 깔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레인부츠 착용으로 발목을 제대로 지지해주지 못해 발목 염좌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발목 염좌는 발목을 삐끗하면서 인대가 늘어나거나 파열되는 것을 말한다. 장마철의 미끄러운 환경 또한 염좌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이렇게 발의 안정성이 떨어지면 일상적인 걸음에서도 발목에 무리가 가해져 반복적인 염좌가 발생할 수 있다. 발목 염좌를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만성 불안정증과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레인부츠 착용 후에는 발 건강을 위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귀가 즉시 발을 깨끗이 씻고 발가락 사이까지 완전히 건조하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시 발 전용 파우더를 사용하여 습기를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발에 피로가 쌓였다면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하여 발의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주는 것이 좋다. 이는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어 발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레인부츠는 발가락이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 발볼이 넓은 제품을 선택하고, 장시간 착용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레인부츠 착용 시에는 면 양말을 신어 발을 보호해 주어야 하며, 실내에서는 다른 신발로 갈아 신는 것이 좋다. 레인부츠 보관 시에는 신문지나 베이킹 소다를 넣어 습기를 제거한 후 건조하게 보관해야 한다. 레인부츠는 비 오는 날 유용한 패션 아이템이지만, 장시간 착용 시 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발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건강한 발 관리로 비 오는 날도 쾌적하고 편안하게 지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