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대가 열렸지만 초고속 통신을 체감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5G 혁명의 진짜 무대는 스마트폰이 아닌 공장과 물류창고가 될지 모른다. 수많은 기계와 센서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만물인터넷(IoT) 시대의 문을 열 핵심 열쇠 '레드캡(Reduced Capability)' 상용화에 LG유플러스가 깃발을 들었다.
LG유플러스는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퀄컴 뉴젠스와 손잡고 5G 레드캡 기술 상용화와 국내 생태계 확장을 위한 단말 검증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레드캡은 5G의 핵심 성능은 유지하면서 단말 기능과 비용을 낮춘 경량 IoT 기술이다. 사람을 위한 최고 속도보다 기계를 위한 최적의 효율을 추구한다. 스마트폰처럼 고성능 통신이 필요 없는 산업용 로봇이나 센서에 값비싼 5G 모듈을 다는 것은 낭비였다. 레드캡은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들어 5G의 산업 현장 도입 문턱을 크게 낮추는 기술이다.
이미 전 세계 21개국 30개 통신사가 레드캡에 투자하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번 협력의 의미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RAPA는 인천 송도에 국내 최초로 통신사 상용망 수준의 특화망 단말 검증 인프라를 구축했다.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 단말기 개발사들이 이곳에서 신속하게 제품 성능을 시험하고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LG유플러스는 기획부터 기술 자문 시험 환경까지 제공하며 판을 깔았고 칩셋 강자 퀄컴과 네트워크 기술을 보유한 뉴젠스 에릭슨이 힘을 보탰다.

첫 실증 과제부터 의미심장하다. 자율이동로봇(위즈코어)과 드론(아로고스다인)을 5G 레드캡으로 제어하며 기존 와이파이(Wi-Fi)나 LTE 환경과 안정성을 실시간 비교한다. 공장처럼 넓고 복잡한 환경에서 와이파이는 끊기기 쉽고 LTE는 정밀 제어에 필요한 저지연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다. 레드캡이 이 두 기술의 장점만 흡수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려는 것이다.
LG유플러스의 큰 그림은 명확하다. 이번 실증을 발판 삼아 스마트팩토리 물류로봇 원격검침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기업 고객의 비용 부담을 낮춘 레드캡 기반 특화망 서비스로 산업별 IoT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강종오 LG유플러스 기업서비스개발Lab장(상무)은 “5G IoT 확산의 핵심 기술인 레드캡 기반의 특화망 실증으로 중소 단말 개발사의 상용화 지원과 산업용 IoT 생태계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준 RAPA 전자파기술원장 역시 “특화망 사업자들과 협력해 수요 현장에 적합한 품질관리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나아가 6G IoT 시대를 준비하는 기술지원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