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물.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매물. 사진=연합뉴스

최근 국내 증시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주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에 머무르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자산시장 훈풍에도 불구하고 오피스 공실률, 고금리 부담 등 구조적인 한계에 발목 잡힌 모습이다.

리츠는 투자자 자금으로 실물 부동산 등에 투자해 얻은 임대 수익과 자산 매각 차익을 배당하는 구조의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특히 상장 리츠는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해 유동성이 높은 투자처로 꼽힌다. 연 5%대 배당수익률을 제공해 안정적 투자처로 주목받지만, 최근 주가 흐름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대표 리츠주를 담은 ‘KRX 리츠 TOP 10’과 ‘KRX 부동산 리츠 인프라’ 지수는 종가 기준 각각 1.75%, 1.2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9.31%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 기준 23개 국내 상장 리츠 중 공모가(5000원)를 웃도는 종목은 코람코더원리츠, 신한알파리츠 단 두 곳에 불과했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NH프라임리츠, SK리츠 등이 소폭 오르며 공모가 수준에 근접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리츠주는 수익률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과 고금리 기조가 여전한 탓이다. 오피스빌딩 중심 리츠의 경우 공실률 확대, 임대료 하락 등이 부담 요인이다. 여기에 최근 미중 무역분쟁, 중동 리스크 등 지정학적 변수까지 겹치며 대체투자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해외 부동산 자산을 편입한 리츠들의 경우 불확실성이 더 크게 반영되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리츠주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최근 주가가 많이 낮아진 만큼, 금리 인하 기대감과 맞물려 리츠 자산 가치가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모기지 금리도 함께 내려가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으며, 이는 리츠의 임대 수익성과 자산 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모기지 금리가 약 1.74%포인트 하락하는 동안, 리츠 인덱스가 38.4%나 상승한 사례가 있다.

리츠주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도 반등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올해 부동산 산업 지수의 누적 수익률은 0.42%에 그친 반면, 소재·금융·유틸리티 산업은 같은 기간 7~9%대 상승을 기록했다. 이처럼 낮은 주가 수준 덕분에 리츠주는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과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게끔 낮아진 주가 세팅이 현재 부동산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며 “올해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모기지 금리도 하락해 주택 구입에 따른 금융 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는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는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금리 인하 폭이 제한적일 경우, 리츠주의 반등 강도가 제한될 수 있다는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더디거나 중립금리 수준이 높아질 경우, 리츠 투자심리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김 연구원은 “물론 일부 회의적 시각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폭이 크지 않아 부동산 수혜도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다만 기준금리와 관계없이 장기 금리가 더 크게 하락할 수 있고, 모기지 금리도 함께 떨어져 실수요자 부담이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괴리가 추가적인 금리 인하로 해소될 경우 앞서 언급했듯 부동산 산업 관련 주들의 반등 흐름이 관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