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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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자사주(자기주식) 제도를 손질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기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통제약사 가운데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곳으로는 대웅, 광동제약, 환인제약, 현대약품 등이 꼽힌다.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수혜 대상 1순위인 셈이다.

이재명 정부는 자사주를 방치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상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정부의 방향은 명확하다. 기업들이 장기간 쌓아두기만 하는 자사주에 대해 소각 또는 조속한 매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자사주는 주가 안정, 경영권 방어, 인수합병(M&A) 대비 등 다양한 목적으로 기업이 취득·보유하는 자사 주식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시중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 가치가 상승하고, 결과적으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에 주주친화 정책으로 불리며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정책 방향이 자사주 의무 소각에 힘이 쏠리면서 자사주를 상당수 보유한 제약사들은 자사주에 대한 전략 전환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기존에는 경영권 방어와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사들이고 이후 오랜 기간 보유해도 괜찮았지만, 앞으로는 정책 변화에 맞춰 소각이나 매각 시기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약기업 중에서는 일성아이에스(지분율 48.75%), 대웅(29.67%), 광동제약(25.07%), 현대약품(18.33%), 환인제약(17.92%), 안국약품(12.86%), 경동제약(12.44%), 삼진제약(11.81%), 동성제약(10.27%) 등이 자사주 비율이 높았다. 이들 기업은 10% 이상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한국유나이티드제약(9.93%), 진양제약(9.42%), 한국유니온제약(8.64%), 유한양행(8.00%), 유유제약(7.42%), 신풍제약(7.01%), 일양약품(6.08%), 대화제약(5.91%), 옵투스제약(5.31%), 동구바이오제약(5.00%) 등이 5% 이상의 자사주를 보유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재명 정부의 자사주 소각 추진이 본격화되면, 다량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일종의 주주환원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며 “소각 또는 매각 여부에 따라 투자자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