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빅테크들이 휴머노이드를 미래 먹거리로 선점하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 휴머노이드를 융합할 경우 원가 절감으로 ‘반값 자동차’가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도 높다. 다만 미국과 중국 등에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빠른 육성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값 자동차 세상 온다”

한국경영인학회와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16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모빌리티 산업의 융합: 한국의 전략은?’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서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거대한 변곡점에 서있다”면서 “지금껏 상상만 했던 미래가 현실이 되는 놀라운 순간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과 AI 모빌리티의 융합은 그 변화의 핵심 동력으로 현실 세계의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고 있다”면서 “기술의 진정한 목적은 사람에 있다. 휴머노이드 기술은 우리가 마주한 위기를 극복할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해 이를 주도하는 국가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AI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자동차 시장의 10배 규모로, 향후 30조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시장이 열리려고 하기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전기차 업체는 160개인 반면, 2024년 기준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은 28만개를 넘어섰다”면서 “전기차 초기보다 더한 공급과잉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BYD와 샤오펑 등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YD는 지난해 휴머노이드 로봇 등 AI 제품 개발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샤오펑도 연구개발(R&D)과 상용화에 최대 1000억 위안(약 2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 연구원은 “로봇 기술에 관심이 없는 자동차 업체는 자동차 비즈니스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로봇 투입으로 무인화 공장이 되면 공장당 생산성을 60% 향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봇 개발이 중국과 경쟁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자동차 산업은 인력 고용이 가장 많은 산업”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동차 밸류체인으로 확산되면 인건비가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생산 원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어 ‘반값 자동차’가 탄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터리 기술 중요, 투 트랙 전략으로 가야”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로봇 산업 국가가 아닌 로봇 수요 국가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로봇 산업을 육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지컬 AI가 등장하면서 휴머노이드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드론까지도 로봇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며 “피지컬 AI 혹은 리얼월드 AI라고 하는 것은 AI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기반 첨단 융합과 고성능 이차전지 등 첨단 전기화가 같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기술도 휴머노이드로 갈수록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2000년대 초반에 차세대 전지 로드맵을 짤 때 18650 배터리와 중대형 파우치, 그 다음이 바로 로봇용 전지였다”며 “첨단모빌리티로 갈수록 종합적인 배터리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로봇 산업을 위해 제조 로봇 육성과 첨단 전동화 휴머노이드 육성 투 트랙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우리가 인구 위기와 지방 소멸 등을 얘기할 때 결국 에너지의 미래를 여는 것은 AIDC 기반의 피지컬 AI”라고 덧붙였다.
최리군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실 상무는 “바퀴와 다리, 팔이 달린 휴머노이드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있다”며 “사이버 피지컬 시스템(CPS) 기반의 로봇 서비스 사업을 구축, 고도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착용로봇은 현재 현대차·기아 공장에 제공하고 있다”며 “오는 7월부터는 외부고객을 대상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창구 클로봇 대표는 주제 발표에서 “서비스 로봇 사업 가능성이 가장 큰 세 분야는 청소, 순찰, 물류 로봇”이라며 “관련 로봇 시장이 올해와 내년에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 해당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