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자동차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한국GM을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적 대응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16일 발표한 '미국 관세 조치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업계 대응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26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 및 부품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이번 조치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과도한 수입으로부터 미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시행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관세 정책의 최대 피해 대상은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중 한 곳인 제너럴모터스(GM)로 분석됐다. GM은 지난해 미국에서 승용차 269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7%로 브랜드 전체 1위를 차지했지만 수입산 비중이 17.2%에 달해 약 46만대가 관세 대상이다. 이 중 90%인 41만대가 한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쉐보레 30만5087대, 뷰익 10만9681대가 한국GM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됐다. GM 본사는 미국 관세 정책으로 올해 이익이 40억~50억 달러(약 5조4492억원~6조814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으며 이 중 한국사업장 감소분은 약 20억 달러(약 2조724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타격도 상당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수입 비중은 현대차 66.1%, 기아 42.0%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한국산 자동차는 현대 55만5139대, 제네시스 4만7462대, 기아 33만4322대 등 총 135만1691대로 전체 시장의 8.5%를 차지했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관세 정책에 대응해 다각적인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초기 대응으로는 마진 및 인센티브 축소를 통한 관세 비용 흡수와 북미 생산 물량 조정을 채택했으며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재편과 최종 조립 공장 이전 등 대미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6월 2일까지 현대차·제네시스 모델 가격을 동결하고 특정 차종 대상 특별 현금 할인을 7월 7일까지 연장했다. 생산 전략 측면에서는 USMCA 권역 내 투싼 생산 물량을 미국과 멕시코 간 조정하고 오는 2028년까지 210억달러(약 28조6125억원) 규모를 투자해 판매 물량 현지화 70% 목표를 설정했다.
GM은 멕시코 생산 물량을 미국으로 옮길 준비 중이다. 인디애나주 조립공장 픽업트럭 생산을 확대하고 미국 내 공장 3곳에 향후 2년간 40억달러를 투자해 현지 생산을 연간 200만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캐나다 전기상용차 조립공장 일시 가동 중단과 감원 계획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유럽 업체들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7년부터 앨라배마 공장에서 북미용 GLC 생산 계획을 발표했으며, BMW는 2026년부터 미국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차세대 전기 SUV 생산 계획을 공개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수입 자동차 부품 관세 부담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행정명령도 발표했다. 미국 내에서 완성차를 생산하는 제조사에게 완성차 가격의 3.75%(1년차), 2.5%(2년차)에 해당하는 '관세 상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KAMA 관계자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관세 정책 초기 대응으로 마진 축소와 북미 생산 물량 조정을 채택했다"며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재편과 최종 조립 공장 이전 등 대미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