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무역갈등 심화로 헬스케어 제조업 전반이 영향을 받는 가운데,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들은 생존 전략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나서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주요 무역 파트너국 간의 관세 전쟁은 헬스케어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이 트럼프 정부의 일부 상호관세 조치를 무효라고 판결했지만, 행정부가 항소를 제기하면서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무역 환경 속에서 CDMO 기업들은 생산기지의 지리적 다변화와 비용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생산기지 분산 전략을 통해 무역 장벽 속에서도 유연한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약 분야에서는 글로벌 CDMO와 제약사들이 제조 거점을 인도와 유럽으로 옮기고 있다. 인도는 제네릭과 제형 중심의 수출 확대로 CDMO 허브로 부상했다. 이 나라에서 제약 수출액은 2018년 190억달러(27조4418억원)에서 2023년 270억달러(38조9963억원)로 증가했다.
유럽 또한 안정적인 규제 환경과 관세 혜택으로 주목받고 있다. 써모 피셔(Thermo Fisher)는 아일랜드에 3억달러(4332억원)를 투자해 중국 외 제조시설을 확장에 나선 상태다.
의료기기 분야 역시 상황은 유사하다. 미국은 의료용 장갑, 주사기, 진단 장비 등 중국·멕시코·캐나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관세 인상이 병원과 환자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 의료기기 CDMO들은 의료용 금속, 전자 부품 등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이 줄고 있으며, 이는 최종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CDMO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비용 절감과 리스크 관리를 동시에 고려해 생산거점을 베트남, 말레이시아, 멕시코, 코스타리카 등으로 다변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협회는 “글로벌 기업들은 헬스케어 제조 네트워크 재편 과정에서 멕시코 의료기기 클러스터, 인도의 저비용 API, 아일랜드와 싱가포르의 고부가 바이오 인프라, 그리고 한국과 태국의 혁신·가격 경쟁력 등을 조합해 전략적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품별로 최적화된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해 글로벌 파트너십의 효율성과 탄력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