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은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을 6월 7일부터 14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은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을 6월 7일부터 14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창극단의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은 6미터 크기의 대형 범선과 거대한 돛대로 압도적인 무대를 연출한다.
국립창극단의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은 6미터 크기의 대형 범선과 거대한 돛대로 압도적인 무대를 연출한다.

젊은 베니스의 상인들이 초연 2년만에 돌아온다.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은 <베니스의 상인들>을 6월 7일부터 14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극 ‘베니스의 상인’을 우리 음악극 형식인 창극(唱劇)으로 재창작한 작품으로,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99%를 기록했다.

영국 고전 희곡과 우리의 전통 소리의 결합은 생동감 넘치는 감정과 유쾌한 해학을 이끌어낸다. 전통 창극의 형식 안에서 현대적 문제의식을 유연하게 풀어낸다. 무기력했던 원작 주인공에게 능동성과 주체성을 부여한 설정은 창극 특유의 흥과 에너지로 이어진다.

이성열 연출, 김은성 작가가 의기투합해 원작을 우리 전통과 동시대성이 맞닿는 지점을 짚어내며 창극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원작의 큰 줄기대로 안토니오가 샤일록에게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다만 인물 구도는 현대적으로 재해석됐다. 안토니오는 무역업자에서 소상인 조합의 젊은 리더로, 샤일록은 고리대급업자에서 대형 선박회사를 운영하는 노회한 자본가로 그려진다. 제목도 단수형인 ‘상인’에서 복수형 ‘상인들’로 바꾸어, 독점 자본에 맞서는 젊은 상인들의 연대와 희망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러한 설정 변화는, 원작의 수동적인 안토니오를 <춘향전>의 이몽룡처럼 능동적인 주인공으로 탈바꿈시킨다.

초연의 주역인 유태평양(안토니오 역)과 김준수(샤일록 역)를 비롯해 민은경(포샤 역), 김수인(바사니오 역), 서정금(디에고 역) 등 총 48명이 출연한다. 유쾌한 군무와 해학이 살아 있는 소리, 개성을 살린 연기가 어우러지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무대도 시각적 구도가 뚜렷하다. 사랑과 자유의 공간 ‘벨몬트’와 법과 자본이 지배하는 ‘베니스’를 극명하게 대조한다. 3만 송이 꽃과 6미터 크기의 대형 범선, 한국 전통 소재와 이탈리아 레이스를 결합한 의상이 어우러진다. 무대미술 이태섭, 조명 최보윤, 의상 차이킴, 안무 이경은이 협업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창극의 정체성인 음악은 작창가 한승석, 작곡가 원일, 음악감독 한웅원이 맡았다. <리어>, <보허자>의 작창가 한승석은 이번엔 역대 창극단 최다인 총 62곡을 작창해 장면마다 풍성한 장단과 음계, 시김새를 배치했다. 대종상 음악상 4회 수상자인 작곡가 원일은 국악기에 아이리시 휘슬, 마림바 등 이국적인 악기와 전자음악, 리듬 변주를 접목해 창극의 음악적 지평을 넓혔다. 음악감독 한웅원은 초연 당시 곡들을 편곡·보완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베니스의 상인들>은 사랑과 자유, 공동체의 가치, 자본과 인간의 관계를 오늘의 언어로 다시 묻는다. 전통을 뿌리에 두면서도 당대성을 잃지 않는 창극의 현재이자 미래다.

VIP석 8만 원, R석 6만 원, S석 4만 원, A석 2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