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머니라는 단어가 있다. 나이든 치매 환자들이 보유한 동결 자산을 가리킨다. 나이가 들어 치매에 걸리면 이들이 쌓은 재산은 사회·법률적으로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치매머니 GDP 6%…‘치매 원인’ 알츠하이머 시장 성장 전망
우리나라 치매머니가 약 154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6.4%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통령 직속 기구로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집계한 결과다. 지난 2023년 기준으로 만 65세 이상 치매환자가 보유한 자산이 그렇다. 2050년엔 GDP의 15.6%인 488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치매의 원인인 알츠하이머 시장은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42억1000만달러(약 6조원)에서 2030년 160억달러(24조원)까지 늘 예정이다. 알츠하이머의 발병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 안의 특정한 단백질 축적 등이 세포 손상에 기여해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알츠하이머 신약은 치매 원인 성분인 아밀로이드베타(Aβ) 플라크를 제거하는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개발한 레켐비, 미 일라이 릴리의 키순라가 자리 잡았다. 그러나 부작용과 비싼 가격 등에 미충족 의료수요(Unmet needs)가 높다.

국내 바이오사, 알츠하이머 시장 뛰어들어…아리바이오∙큐어비스 등
이에 후발 주자지만 국내 바이오사도 알츠하이머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치료제 부문에서는 아리바이오와 큐어버스 등이 꼽힌다. 국내 업체 가운데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업체는 아리바이오다. 지난 2022년 말부터 먹는 치료제인 ‘AR1001’의 글로벌 임상 시험(3상)을 실시 중이다. 이 후보 물질은 뇌혈관을 확장해 혈류 개선과 신경 세포의 사멸 억제, 뇌 독성 단백질 제거 등 다중기전(1개 이상의 작용 원리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가졌다.
큐어버스는 특정 단백질(Keap1∙Nrf2)의 신호 경로로 신경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약물인 CV-01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이탈리아 제약사인 안젤리니파마와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을 비롯해 3억7000만달러(506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도 맺었다. 회사가 한국과 중국, 안젤리니파마는 그 외 지역에서 개발과 상업화에 대한 권리를 갖는 게 골자다.

알츠하이머 분석하는 AI SW 업체도 떠올라…대표 업체는 뷰노∙뉴로핏
치료제와 함께 인공지능(AI) 업체도 떠오르고 있다. 알츠하이머는 발병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치료제가 듣지 않는 환자가 있고 진단도 힘들다. 뷰노와 뉴로핏을 포함한 국내 의료 AI 업체는 진단을 돕고 치료제 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를 갖고 있다.
생체 신호에 기반한 AI SW를 다루는 뷰노는 ‘뷰노메드 딥브레인’으로 알츠하이머병 진단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SW는 딥러닝(심층학습)에 기반해 뇌 자기공명영상(MRI) 영상을 분석, 뇌가 위축된 정도를 수치로 제공한다. 또 알츠하이머와 혈관성 치매 등의 진단을 돕고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진행할 수 있는 환자를 미리 선별한다.
뇌 영상 분석 솔루션 기업인 뉴로핏도 알츠하이머의 진단과 치료효과 분석, 부작용 등을 모니터하는 SW를 갖고 있다. 뇌 MRI를 분석해 뇌 위축 등을 수치로 제공하는 SW ‘뉴로핏 아쿠아’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투약 시 필요한 영상을 분석하는 ‘뉴로핏 아쿠아 AD’가 대표적이다. 진단부터 투약 전 환자의 치료제 처방 적격성, 치료제로 인한 부작용, 투약효과 등 알츠하이머의 모든 주기를 분석한다.
알츠하이머 진단 시 일관성이 중요…AI, 일관성 있는 분석 결과 제공
업계에선 알츠하이머 분야가 유망한 만큼 관련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초기 진단이 중요해 진단과 치료제 효과를 일관적으로 예측하는 AI가 부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종류의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들을 정확히 구분하려면 객관적인 검사와 진단 기준의 일관성이 필요하다”며 “AI는 연구자들이 유전적인 위험 요인을 식별하고 치매로 이어지는 복잡한 상호 작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는 여러 경로의 자료를 통합해 치매(치료)에 대해 더 완전한 그림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면서도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 알고리즘의 잠재적인 편향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