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한남4구역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한남4구역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올해 정비사업장에서 거침없는 수주 랠리를 펼치며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남4구역, 신반포4차 등 1조원이 넘는 대형 사업지를 연이어 확보해 올해 도시정비사업 연간 목표액을 4개월 만에 조기 달성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해 1~4월 도시정비사업에서 5조213억원을 수주하며,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수주고를 올렸다. 같은 기간 2위인 롯데건설(2조5354억원)과 3위 GS건설(2조1949억원)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삼성물산은 연초에 세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치(5조원)를 초과 달성했다. 자사 역대 정비사업 수주 최고액인 2006년 3조6556억원을 훌쩍 넘어선 기록이기도 하다.

삼성물산은 지난 1월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6억원)을 시작으로, 2월에는 송파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4544억원), 3월에는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2416억원)과 송파구 한양3차아파트 재건축(2595억원), 서초 신반포4차아파트 재건축(1조310억원)을 수주했다. 4월에는 성북구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1조1945억원)과 광나루현대아파트 리모델링(2708억원) 시공권을 따냈다.

삼성물산의 수주 실적이 급증한 배경으로는 올해 용산 등 핵심지역의 우량 물량이 많이 나온 점이 꼽힌다. 한남4구역, 신반포4차 등 사업비 1조원이 넘는 대형 사업장을 연달아 수주하면서 수주액이 크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강남권 등 대형사업지에서 조합들의 고급 브랜드 선호가 수주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래미안' 브랜드가 강세를 보인 이유는 업계 1위 건설사의 신뢰도와 함께 브랜드 희소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수주 이후 정비사업에서 5년간 자취를 감췄다. 이후 2020년 신반포15차(래미안 원펜타스), 반포 3주구(래미안 트리니원) 수주 등을 계기로 도시정비 사업을 본격 재개했다.

연도별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실적을 보면 ▲2020년 1조487억원(2건) ▲2021년 9117억원(4건) ▲2022년 1조8668억원(5건) ▲2023년 2조951억원(4건) ▲2024년 3조6398억원(7건)으로 실적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그룹 차원에서 삼성전자 등 그룹사 발주 물량이 줄어들자 건설부문인 재개발·재건축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해 한남, 반포, 송파 등 한강변과 강남권 핵심지역 우량 물량이 많이 나왔다"며 "조합원들의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래미안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수주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압구정, 여의도 등 대형사업지 수주를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하반기 압구정2구역, 여의도 대교아파트 등 핵심 입지의 사업장을 중심으로 지속 수주를 이어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다만 압구정2구역 재건축(2조4000억원),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8000억원)은 사업성이 높은 사업지로 평가되는 만큼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수주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압구정, 여의도 등은 사업 규모가 크고 핵심지역인 만큼, 대형건설사 중심으로 수주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