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대형마트.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대형마트.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2.1%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0.1% 상승한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대를 기록하다가, 올해 1월부터 4개월 연속 2%대를 이어갔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8(2020=100)로 전년 동월(114.01) 대비 2.1% 상승했다.

최근 고환율 기조가 수입 원자재 가격, 출고가 등에 전이되면서 가공식품·외식 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물가 변동폭이 큰 식료품·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 지수 상승폭도 커져 물가 상승 압박이 다시 강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수산물과 축산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1.5% 올랐다.

이 가운데 특히 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4% 상승하며, 2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축산물 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4.8% 오르며, 2022 년 7월(6.1%) 이후 33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다만, 농산물(-1.5%), 채소류(-1.8%)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하락했다.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올랐다. 이는 2023년 12월(4.2%)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달과 비교해도 0.6% 상승했다. 가공식품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기여도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은 4월 전체 물가상승률을 0.35%p 높이는 효과를 냈다.

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이 가운데 개인서비스 물가는 실손보험료 인상, 외식 물가 상승세 확대 등 영향으로 3.3% 올랐다. 외식과 외식서비스 모두 전년 동월 대비 3.2%, 3.4%상승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을 웃돌았다. 외식 제외 서비스도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또한 공공서비스는 1.3% 올랐다. 사립대학교 납입금 인상(5.2%)이 주된 요인이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상승세를 보이던 석유류 물가는 하락했다.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 하락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89.2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올해 4월 68.2달러 수준으로 내려간데 따른 영향이다. 기획재정부는 국제유가와 소비자물가의 흐름이 안정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해 5월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일부 축소하기로 한 상황이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밥상 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하락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국내 기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3월(2.4%)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다.

김두원 통계청 국장은 "커피, 햄버거 등 외식 가격이 올랐고, 출고가 인상으로 가공식품 가격도 올랐다"며 "다만, 양호한 기상 여건으로 농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불이나 미국의 관세 영향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