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고성능 D램 생산에 집중한다. 사진=챗GPT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고성능 D램 생산에 집중한다. 사진=챗GPT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구형(레거시) D램 제품의 생산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저가 공세와 더불어 경기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만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최신 제품 양산에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中 저가공세에…韓 고사양 메모리 ‘집중’

SK하이닉스 DDR4 제품.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DDR4 제품. 사진=SK하이닉스

2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PC·모바일에 탑재되는 구형 D램 DDR(더블데이터레이트)4에 이어 3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2E’ 제품도 단계적인 생산 중단에 돌입, HBM3E(5세대)·HBM4(6세대)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마이크론도 서버용 구형 DDR4 모듈의 단종 계획을 고객사들에 알렸으며, SK하이닉스 역시 DDR4의 생산량을 줄이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DDR4·LPDDR4 등 구형 D램 가격은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DDR4, LPDDR4의 경우 2024년 30% 초반 수준이었던 매출 비중을 올해 한 자릿수 수준까지 가파르게 축소해 나갈 계획”이라며 “DDR4와 LPDDR4 공급 과잉 이슈가 당사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선단 공정 램프업을 가속해 HBM, DDR5, LPDDR5, GDDR7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적극 늘리고 있다”며 하이엔드 시장에 주력할 것을 강조했다.

현재 메모리 업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최신 D램은 DDR5와 5세대 HBM인 HBM3E다. DDR5는 데이터센터 서버나 고성능 PC에 들어간다. HBM은 엔비디아, AMD 등이 만드는 인공지능(AI) 가속기에 탑재된다.

‘HBM 날개’ SK하이닉스, HBM4 12단 마무리 준비

SK하이닉스 HBM4 12단 샘플.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HBM4 12단 샘플.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선단 D램 공정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레거시 제품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중심의 판매 효과로 올해 1분기 매출액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의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는 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HBM3E 12단 제품의 비중을 전체 출하량의 절반 이상으로 늘리겠다”며 “HBM4 12단 제품은 고객 수요에 맞춰 연내 양산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점유율 36%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가 34%, 미국 마이크론이 25%로 뒤를 이었다. 고부가가치 메모리에 집중, 수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설명했다.

삼성전자, HBM4로 추격 나선다

삼성전자 HBM3E D램.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HBM3E D램. 사진=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현재 주력인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후속 제품인 HBM4 12단 제품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샘플을 공급한 상태다.

삼성전자도 HBM4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HBM4부터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되는 만큼 메모리 뿐 아니라 파운드리, 시스템LSI 사업까지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으로서 시너지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HBM 트렌드를 늦게 읽어 초기 시장을 놓쳤다”며 “차세대 HBM4와 커스텀 HBM에서는 이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HBM4E 개발에도 속도를 내 HBM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오는 2분기에도 분기 증익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HBM3e 12단 출하량 확대와 관세 우려에 따른 일부 선구매 수요로 전 분기 대비 증가한 8조3000억원으로 전망한다”며 “TSMC와 협력, 안정적인 1bnm 생산성으로 HBM4에서도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