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발령한 수입차 25% 관세와 관련해 현지 대응을 위한 테스크포스(TF) 팀을 이번 달부터 꾸려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부품 기업을 상대로 리스트업을 한 뒤 패스트트랙을 통한 시간 확보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 이승조 부사장은 24일 현대차의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이뤄진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재무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관세 대응 TFT를 4월 중순에 발족했다"며 "부문별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단기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대응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TFT에서는 부품 소싱, 물류까지 포함한 미국 현지화 전략을 수립하고 미국 현지 공장인 앨러버마 공장(HMMA)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HMGMA)의 생산 효율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며 "현재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던 미국산 투싼을 HMMA로 돌리고 HMMA에서 생산하던 캐나다 판매 물량을 멕시코에서 생산해서 캐나다로 넘기는 정책은 이미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산 미국향 물량도 미국 마켓쉐어를 유지한다는 대전제 하에서 수익성 위주로 타 거점으로 이관할 수 있는 물량이 있는지를 지속해서 검토중이라며 알라바마 공장에서는 경쟁사 테어다운 통한 재료비 절감, 아이디어 발굴, 물류 비용 절감, 물류 최적화 등 기존 사업계획 대비 강화해 운영한 뒤 HMMA에서 축적된 원가경쟁력 노하우를 HMGMA로 수평 전개를 할 예정이라고 미래 계획을 언급했다.
부품 여유 재고도 이미 선제적으로 구축해 놨다고 밝혔다. 완성차는 3개월 가량의 재고를 북미에서 이미 갖고 있고, 부품은 그것보다 긴 재고를 가지고 있어 일정 부분의 관세는 부품 재고 비축으로 만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시에 부품 현지화 우선순위 리스트를 수립하고 부품업체 신규 공급시 걸리는 성능 테스트 기간을 패스트트랙 아이템에 한해 대폭 단축해 물류 최적화 방안에 보태겠다고 했다.

HMGMA 생산 차량은 기존 여러 창구를 통해 발표됐듯 하이브리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부사장은 "내년도부터 하이브리드가 투입이 된 뒤 생산 확보 능력이 늘어난 부분에 대해 향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를 생산할 수 있다"며 "향후 공장 가동률을 고려해 하이브리드 물량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세 자체나 환율 민감도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관세가 완성차뿐만 아니라 부품 철강, 알루미늄 등 포괄적으로 부과돼 서플라이체인 전 영역에서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환율 민감도에 대해선 작지 않은 금액이라는 점만 밝히며 일축했다. 제너럴모터스(GM)과의 협력도 밝히기 어려우나 향후 긍정적인 소식을 전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 부사장은 주주총회 등에서 말한대로 주주 밸류업 프로그램 약속을 지킬 것이라 다짐했다. 이 부사장은 "작년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 회의 때 말씀드렸던 2500원의 분기 배당, 만 원의 최소 배당, TSR 35%은 현대차가 이행할 것"이라며 "TSR 계산 시 기존 보유주식을 포함해 소각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현대차는 이날 공시를 통해 1분기 매출액 44조 4078억원, 영업이익 3조 6336억원의 역대 최대 1분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1%, 당기순이익은 0.2% 증가한 3조3822억원을 기록했다.
이 부사장은 "1분기 실적은 유럽, 북미 시장의 산업 평균 인센티브 증가와 신차 개발 및 미래 기술에 대한 지속 투자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수준의 하이브리드 판매와 북미 시장 판매 호조, 우호적 환율 환경에 힘입어 달성했다"며 "호세 무뇨스 사장이 언급한대로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정책은 6월 2일까지 가격을 동결하고, '가격은 시장에서 정한다'는 기본 원칙에 입각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