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부터 의사-정부 갈등 여파로 의료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내달 휴일에도 경증·중등증(경증과 중증 사이) 환자를 24시간 진료하는 곳이 생긴다.

지난 25일 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은 “4월 1일 우리아이들병원에 친구 클리닉이 개설돼 (정부 지정 야간·휴일 진료 기관인) 달빛어린이병원이 운영하지 않는 취약 시간대에도 심야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소아의료체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달빛어린이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시간은 평일을 기준으로 최대 자정까지다. 이에 부모는 자정 전후나 새벽 중 자녀가 아프면 119를 부를지, 다음 날 병원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 고민이 많다. 재단은 이런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나섰다.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 사진=우리아이들의료재단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 사진=우리아이들의료재단

현재 우리아이들병원은 구로동 본원, 하월곡동 병원을 더해 36명의 의사가 일하고 있다. 재단은 연중무휴 진료를 위해 관련 전문의들을 포함해 여덟명을 더 뽑았다.

재단 관계자는 “낮은 수가(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와 출산율 저하로 인한 환자 감소 등으로 소아청소년과 진료 기반이 약화되는 상황에서도, 소아의료 공백을 해소하려는 병원의 사명감에 따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작년 9월부터 경증 환자의 응급실 진료비 본인 부담률이 90%까지 올라 응급실을 찾지 않아도 야간과 휴일에 방문할 수 있는 의료 기관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졌다.

정 이사장은 “소아전문응급센터 지정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중소 규모의 소아청소년 의료기관이 지역 내 의료접근성을 유지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야간과 공휴일의 소아환자 의료 수요를 감안해 야간진료기관 지정, 달빛어린이병원 활성화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정부가 필수의료를 담당하며 24시간 진료하는 2차 병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방안을 밝힌데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정 이사장은 “그동안 24시간 운영 의료기관에 대한 운영지원금 확대와 야간진료관리료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했다”며 “그만큼 이번 발표를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