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주요 사회문제를 함께 진단하고 기업들이 힘을 모아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취지다.

대한상공회의소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는 11일 상의회관에서 ‘ERT 멤버스 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사회가 당면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에 역할을 고민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처음 개최된 바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통상환경 변화,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 등 격변하는 요소들이 삼각파도처럼 밀려오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경제적 가치 추구를 위해서는 사회문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1일 ERT 멤버스 데이 기조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1일 ERT 멤버스 데이 기조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특히 ‘최소량의 법칙’을 예로 들며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조건이 갖춰져도 한 영양소가 부족하면 성장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사회는 서로 긴밀히 연결 돼 어느 한 부분이 무너지면 다른 부분도 그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가장 취약한 부분이 무너진 채로는 사회 전체가 발전하기 힘들다”면서 “우리 기업이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또 사회문제에 우선순위를 갖고 체계적으로 접근해 사회 문제를 분석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현재 정부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 생기는 모든 문제를 정부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며 “사회문제도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 문제 해결 시급…지원 솔루션 논의”

대한상공회의소 ERT 멤버스데이에서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대한상공회의소 ERT 멤버스데이에서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이어진 포럼에서는 국내 주요 사회문제 현황을 진단하고, 기업이 관심 가져야 할 새로운 사회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또한 분야별 우수 기업사례를 공유하며 상호학습과 실천 계기를 마련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주요 사회문제와 기업의 역할’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도 대표는 “국민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문제와 현재 기업이 집중하는 영역을 함께 분석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 역할의 방향성을 제안하고자 했다”며 42개 사회문제를 국민의 관심(y축)과 기업의 활동(x축)을 기준으로 4개 유형으로 분류한 ‘사회문제 지도’를 발표했다.

기업이 적극 해결해야 하는 주요 사회문제로 미래세대 문제(청년·교육불평등 심화·기후위기)와 인구구조 변화로 발생하는 문제(저출생·고령화·지역발전 불균형)를 제시했다.

도 대표는 “다양한 사회문제 중에서도 청년 문제는 고용·소득·주거 등 다른 사회문제와 연계성이 높아 해결 필요성이 중대하고, 통합적인 접근을 통해 더 큰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솔루션의 예로 지역청년의 성장을 지원하는 ‘청년 로컬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워케이션, 지역특화 관광, 지역상품 판매 지원과 업무교육 등을 세부 추진방향으로 청년 로컬기업을 활성화해 자립기반을 마련하고 지역경제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상공회의소 ERT 멤버스 데이에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대한상공회의소 ERT 멤버스 데이에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토론에서는 청년문제에 대한 각계의 시각을 공유하고 지원솔루션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영훈 포스코홀딩스 상무는 “포스코는 청년쉐어하우스, 취창업 아카데미를 운영해 지역청년 일자리와 주거문제 해소 위해 노력해왔다”며 “많은 기업이 참여하는 공동프로젝트 통해 규모의 경제 적용한다면 효율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마을 사업에 참여 중인 장명석 메이드인피플 대표는 “소멸위기 지역을 매력적으로 브랜딩해 지역축제나 워케이션 등 방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며 “다만 지역은 거주·소비인구 절대적으로 부족해 청년로컬기업이 지속하기 어려워 경제활동에 대한 불안이 매우 크다”고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모더레이터를 맡은 김재구 명지대 교수는 “공동 목표나 성과측정체계, 중추지원 조직을 통해 집합적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인구 감소가 오히려 혁신의 기회가 되도록 ERT기업들이 지역청년을 지원하는 허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마련…“함께 사는 세상”

이동약자 경사로 체험을 관람하는 최태원 회장과 참석자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이동약자 경사로 체험을 관람하는 최태원 회장과 참석자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이날 행사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동약자 경사로체험’, ‘ERT Story 홍보관’, ‘폐배터리 스테이션’이 함께 진행됐다.

‘이동약자 경사로체험’은 일상에서 이동약자가 겪는 어려움을 직접 경험해보는 활동이다. 참석자들은 이동약자를 위한 경사로 설치를 지원하는 ‘모두의 1층’ 얼라이언스와 함께 직접 휠체어에 탑승해 경사로를 올라가보거나, 이동약자를 위한 모바일 지도 앱 ‘계단정복지도’를 이용해 휠체어 진입이 가능한 매장을 찾아볼 수 있다.

‘ERT Story 홍보관’에서는 지난 2022년 출범 이후 지난 3년간 ERT 기업들이 다함께 나눔프로젝트, with ERT 등 주요사업을 추진한 결과 나타난 사회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는 지역소멸 문제에 대응해 기업과 지역이 협력하는 플랫폼으로서 워케이션, 청년마을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해 기대감을 모았다.

폐배터리 스테이션. 사용한 폐배터리를 수거함에 넣으면 도넛으로 바꿔준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폐배터리 스테이션. 사용한 폐배터리를 수거함에 넣으면 도넛으로 바꿔준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한편 올해 행사에는 주요회원기업 대표인 리더스클럽 멤버를 비롯, 총 500여명의 회원기업 임직원이 참여해 ‘선한 영향력’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리더스클럽 확대, 기업이 관심 가져야 할 새로운 사회문제 제시, ERT 실천활동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경험하는 체험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준성 LG 부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부사장, 김경한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류근찬 HD현대 부사장, 김성태 두산경영연구원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리더스클럽 신규 멤버 중에서는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 송종민 호반산업 부회장, 정경선 현대해상화재보험 CSO, 전현기 우리금융그룹 부사장, 이주호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의 회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