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양증권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인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대주주 승인 심사 신청을 내년으로 미룰 수 있다고 밝혔다.
23일 김태원 KCGI 대표(COO·최고운영책임자)는 이코노믹리뷰와의 통화에서 “대주주 승인 심사 신청이 내년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부적으로 언제까지 신청서를 낼 거라는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KCGI는 지난 9월 한양대 재단과 한양증권 지분 29.59%(375만6973주)를 주당 5만8500원, 총 2204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KCGI가 “최대한 빨리 대주주 심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늦어도 연내에는 신청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후 석 달이 지나도록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한양증권 인수펀드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 OK저축은행이 KCGI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불안 요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KCGI는 한양증권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OK저축은행과 메리츠증권에서 약 1000억원씩을 유치한 바 있다.
문제는 현재 OK저축은행의 모회사인 OK금융그룹이 불법경영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5월부터 OK금융그룹이 대부업 자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행위를 했는 지 등을 조사 중이다.
일반적으로 인수를 위해 펀드를 조성할 경우 30% 이상 출자한 투자자는 ‘실질 인수 주체’로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또 같은 그룹 계열사인 OK캐피탈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1000억원에 가까운 부실 채권을 안고 있다는 사실도 변수로 꼽힌다.
이에 KCGI는 OK저축은행과 협의해 이들을 차후 한양증권 경영에 관여할 수 없게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금융당국과 관련 우려에 대해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CGI 측은 구체적인 심사 신청 지연 원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현재 대주주 심사를 위해 금융위에 제출할 서류를 보완하는 등 검토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아직 심사 신청 이전에 내부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 당사도 계속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